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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우 Mar 16. 2020

골목식당 연돈 사장님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

최고가 아닌 적당한 만족을 하라

 "백종원의 골목식당" 은 내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의 하나 이다.  

 어려운 상권을 살리고자 낙후된 지역을 찾아 그 골목의 음식점 몇 곳을 백종원 대표가 선정하여 한 달 여간 컨설팅 과정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포맷은 방송 취지나, 성장 스토리, 백종원 대표의 인간미와 수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몇년째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골목식당은 많은 일반인 스타를 만들었고, 성공의 이야기를 남겼지만 그중에서 가장 최고의 스타는 방송이후에도 수많은 이슈를 만들었고 여러 사연으로 기존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여 재 오픈하고 다시 사랑을 받은 포방터 돈가스 "연돈"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로 이동하여 지금도 사랑을 받고 여전히 먹으려면 전날 새벽에 줄을 서야 겨우 대기표를 받을 수 있는 그 최고의 돈가스집은 처음에는 겨우 겨우 먹고사는 그런 돈가스 집 이었다.  그랬던 곳이 지금 최고의 돈가스집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러가지 이유 (사장님 부부의 진정성, 돈에 욕심내지 않음, 애초 맛이 뛰어났음, 실패를 겪은 단단함 등) 가 있지만 사실 나는 백종원 대표의 첫번째 컨설팅에서 성공의 핵심이유를 찾는다.


 맛에 관해서는 이미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연돈 사장님과 홀을 담당하던 사모님의 핵심 갈등은 메뉴의 갯수였다. 무려 21개가 넘은 메뉴를 그래도 찾는 고객이 있다면 준비해야 한다는 주방담당의 사장님과 그거 준비하느라고 정말 많은 손님이 찾는 핵심 메뉴는 더 팔지도 못한다고 항변하는 홀담당 사모님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점에 백종원 대표가 나타나서 21개의 메뉴를 몽땅 버리고 치즈돈가스, 등심돈가스, 카레추가 딱 3개의 메뉴로 정리한다. 물론 그 과정에 백종원 대표의 과감한 "내가 책임지겠다" 라는 설득도 한몫 했다.  


초기 21개의 메뉴를 3개로 줄였다


 이는 우리에게 두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선택의 대안이 많아 질수록 우리는 불행 해진다!


콜롬비아 대학교의 심리학자 쉬나 아이엥거 (Sheena S. Iyengar)의 2000년 논문에 의하면 어느 부촌의 식료품점에서 진행한 유명한 잼 실험이 소개된다.


 주말이면 가게 주인들이 잼을 특별 판매하는 두개의 시식대를 설치하는데 하나의 시식대는 24종류의 잼이 진열되어 맛을 볼 수 있었고 또 다른 시식대에는 6종류의 잼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고객들이 시식대를 찾는 횟수를 보니 24종류의 잼이 있는 시식대는 전체 참가자의 약 60%가 참여하였고, 6종류의 잼이 진열된 시식대에는 전체 참가자의 약 40%가 방문하여 시식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시식참여와 실제 잼 구입의 연결이었다. 24종이 진열된 잼 시식대는 방문 고객의 3%가 잼을 구입하였고,  6종이 진열된 잼 시식대에는 방문 고객의 30%가 잼을 구입하였다. 

 아이엥거는 그 이유를 선택안이 많아지면 고객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는 탓에 의욕이 꺽일수 있어서 아예 결정을 안하거나 상품을 구입 하더라도 결정에 들어가는 수고만큼 결과에 느끼는 즐거움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6개의 잼과 24개의 잼을 준비한 시식코너에서 몰려든 사람과 그중 구매자의 비율결과


 21개의 메뉴는 돈가스집 고객들에게 즐거운 선택을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엇을 먹어야 할지 난감하게 하는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이고 이는 실제 매출에 전혀 도움이 되는 전략이 아니었다.  생각의 양을 줄여주면 상대는 좋아한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둘째! 최고가 아닌 적당히 좋은 것을 추구하면 더 행복해진다.


한때 최고의 고객만족을 이야기 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직 최고만 추구하고 수용하는 사람은 "극대화"자 이고 극대화자는 언제나 가능한 최고의 것을 구입하거나 선택 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선택안이 가능한 한 최고의 것인지 어떻게 알수 있을까? 오로지 모든 선택안을 확인해 보는 수 밖에 없다.  (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 , 베리슈워츠)


연돈의 주방담당 사장님은 바로 극대화자 였다.  찾는 손님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해주어야 한다는 자세, 혹시라도 찾는 메뉴가 없어서 손님이 돌아간다면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실패했던 경험에서 찾는다. (이 사장님은 이 돈가스집 이전에 두번 정도 식당사업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다 보니 절대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이 최고를 찾게 하고 이는 과도한 메뉴로 연결되었다. 


돈가스집 사장님은 모든 고객의 하나 하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했다


극대화의 대안은 "적당한 만족"이다.  적당한 만족이란 적당히 좋은 것에 만족하고 혹시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어쩌나 하는 염려를 하지 않는 것이다.  적당한 만족자에게는 기준이 있다. 적당한 기준에 충족하면 더이상 탐색을 중단한다.  (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 베리슈워츠)


 돈가스집 메뉴를 3개로 (정확히 카레는 추가메뉴이니 2개이다) 줄인 것은 적당한 기준이었다.  물론 이 메뉴 이외의 메뉴를 찾는 손님이 있을수 있다. 그런데 그런 손님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적당한 만족으로 집중하여 행복할 수 있는 것이고 연돈은 그것을 과감하게 수용하였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이 쑥대밭이다. 

내가 하는 교육업종은 이미 초토화가 되었다.  모든 교육이 취소되었고 새롭게 일정이 잡히는 것이 매우 요원한 상태이다. 먹고 사는 것이 급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어찌할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에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려고 하니 할일이 너무 많다. 

 강의컨텐츠도 좀 보완하고, 자료도 좀 만들고, 책도 좀 읽고, 못들었던 동영상 강의도 좀 듣고, 학교를 못가서 집이외에 갈곳없는 아이들도 챙겨야 하고, 아들녀석 영어공부도 봐줘야 하고, 글도 좀 써야하고, 못봤던 드라마도 다시 보고, 집안청소도 좀 해야하고... 등등의 해야 할 일을 적다보니 스무개가 넘는다. 


뭐 부터 할까? 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데 마음이 급해서인지 이것 조금 해봤다가.. 아니 저거 좀 해볼까? 아니 이것도 좀 해야지..  별로 한것도 없이 하루가 흐른다. 

메뉴가 너무 많다. 그러니 구입이 안되는 것이다.  어떻게 할까?  그래 줄이자 3개로

3가지를 정했다. 


 하나! 글을 쓰자!

 둘! 책을 읽자!  

 셋! 아들녀석 생활관리 해주자! 


 이것만 하자.. 

 다른것을 못하면 불안하지 않을까? 

 그럴리가.. 난 극대화자가 아니다. 적당히 만족하면 된다.  3가지 이외는 신경쓰지 말자! 

 그래야 이 상황에서도 그나마 행복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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