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며, 때로는 조직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조직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팀장으로서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문제 해결책을 넘어서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고, 그들의 신뢰를 쌓으며, 비전을 공유하는 과정이며, 팀장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리더십 능력을 시험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한 조직의 팀장으로서 어떻게 위기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해야 할까? 그래서 팀과 조직을 한 단계 도약 시킬 수 있을까?
2020년 시작된 팬데믹의 위기는 모든 업종이 그러했겠지만 내가 속한 교육업계도 쓰나미가 밀려드는 거대한 위기였다. 전통적인 기업의 집합교육이 중단되면서 , 매일매일 바쁘게 돌아가던 기업의 연수원은 운영을 멈추는 등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매출이 제로가 되고, 직원을 내보내는 상황이 되었을 무렵, ZOOM을 이용한 온라인 실시간 교육, 메타버스의 시작, 유튜브 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B to C 확대 등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십 수년간 전통적 기업교육에 쌓아 올린 경험으로 살던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좌절을 맛볼 때, 새롭게 도전하여 위기에 발 빠르게 적응한 사람들은 시장을 선점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위기는 항상 인류와 조직의 진화를 촉진시켜왔다. 대공황 시대에 탄생한 뉴딜 정책은 경제 체제를 강화시켰고, 기술적 장애를 겪은 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더 견고한 IT 인프라를 구축했다. 말로만 이야기하던 재택근무, 화상회의, 비대면 소통 등의 상황이 이제는 너무 당연한 일하는 방식이 되었다.
이처럼 위기 상황은 더 이상 관리와 극복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기회와 도약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계획 및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은 팀장리더십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겠다.
게임업계의 교육을 한 참 하던 시절에 만났던 팀장님들이 회사가, 게임업계가 어렵고 위기라고 말했다. 그때 왜 어렵고 위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막연한 이야기를 했다.
“정부에서 규제를 많이 하고, 경쟁업체가 늘어나며, 경제가 많이 안 좋고, 중국 쪽 유저들이 예전 같지 않아요..”
대부분 그런 식의 표현을 할 때 유일하게 다르게 이야기하시던 분이 계셨다. 유명기업은 아니었지만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렇게 즐겁게 자신의 일에 대해 설명하면서 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 제가 우리 회사를 위기로 인식하는 것은 정확한 지표가 확인될 때입니다. 바로 “10-10-10 법칙”입니다. 10일간 10주간 10개월간 지표인데요, 일일 활성 사용자(DAU)의 숫자가 10-10-10 모두 하락 지표일 때, 부정적 사용자의 피드백과 리뷰가 10-10-10이 모두 상승 지표일 때, 이 두 가지 지표가 확인되면 무조건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응대 매뉴얼로 대응합니다.”
위기관리 전략의 출발은 뭐가 위기인가를 명확한 정의에서 출발한다.
그 정의는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뻔한 매출, 수익 등의 결산을 가지고 뒷북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선제적으로 볼 수 있는 선행지표의 데이터를 가지고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위기가 확인되면 즉각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액션이 정해져야 한다. 마치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면 NSC가 즉각 소집되어 운영되는 것처럼,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희는 두 가지 지표가 확인되면 위기대응 팀장회의가 즉각 소집됩니다. 물론 회의하나 개최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위기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회의 소집 자체가 전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크죠, 전 직원의 위기인식이 고취되어 긴장하기 때문에 특별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긍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공적인 위기 대응의 핵심은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자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에 회사에 있을 때 재정적 위기가 왔어요, 연결 재무제표가 잘못 보고 되면서 증권거래소에서 주식거래 정지를 시킨 거예요, 그랬더니 갑자기 언론에 보도되면서 직원들이 알게 되었죠.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질적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뭔지 아세요? 바로 직원들이 동요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서 카더라는 소문들이 흡연장에서 단톡방에서 퍼지거든요, 인사팀 누가 구조조정안을 올렸다더라, 재무팀 이사는 이미 경질되었더라, 영업팀 과장이 이미 게임핵심 기술을 중국 쪽에 넘겼다더라 는 등등의 소문이 나면 각자 나는 어떻게 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만 생각하게 되는 거죠
나중에 정상화가 된 이후 리뷰 워크숍을 하는데 가장 많은 의견이 뭐였 나면요.. 책임 있는 사람이 단일한 목소리로 자주 상황을 공유해 줘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크던 작던 솔직한 상황공유를 자주 해야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힘을 모을 수 있다고”
정확한 정보 공유는 혼란을 방지하고 팀원들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필수적이다. 위기 상황에서 팀장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각 단계에서 직원들에게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팀의 불안을 진정시키고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한 후에는, 회복과 성장을 위한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팀장은 위기 상황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조직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조직은 더 강력하고 탄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동시에 팀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다.
위기 상황은 조직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프로세스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위기에서 얻은 통찰은 조직이 미래의 유사한 상황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위기 대응 메커니즘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위기는 조직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공적인 복구 과정은 팀워크, 협력, 그리고 유연성을 강조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직원들은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지원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함으로써 조직의 일체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조직의 탄력성을 높이고, 미래의 도전에 대해 더 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위기 이후에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변환,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 그리고 시장 다각화와 같은 전략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위기 이후의 복구와 성장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 고객,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복구 노력과 미래 전략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조직의 명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기관리는 팀장의 필수적인 기술이다.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팀장은 자신의 리더십을 입증하고, 팀의 신뢰와 존경을 얻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은 리더의 능력을 시험하는 순간이며, 이를 통해 조직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더 이상 위기관리란 위기를 예측해서 극복하자는 것이 아니며, 조직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며 장기적 성공을 위한 핵심요소, 팀장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https://youtu.be/Ib0F8DBtcz4?si=izfXBZgwo0fHlC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