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

민폐

by Old Bamboo 노죽

약 한 달 동안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 순례길을 걷는데 준비할 때 예상과 달리 4월 중순임에도 날씨가

쌀쌀해서 더위를 대비한 옷 위주로 준비한 나는 조금 난감했다.

있는 옷을 가능한 겹겹이 껴입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쌀쌀함이 느끼는 날씨에도 반바지 반팔 옷을 입고 씩씩하고 걷는 유럽 친구들을 보면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었다.

종종 그들에게 춥지 않냐고 물어보면 자기들도 춥다고 그런데 걸으면 버틸만하다고 했다.


아침에 영상 5도 낮에 20도의 일교차 때문에 10일 정도 걸은 시점에 나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물에 타먹는 가루약, 목에 뿌리는 프로폴리스 등으로 버티며

꾸역꾸역 걸었고 한 3일 정도 고생한 후에 감기를 떨쳐버릴 수 있었다.

이후에는 다행히도 아프지 않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했다.


포르투갈을 거쳐 영국에 가서 며칠을 보내는 동안 짧은 여행도 다니고 해서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한국으로 돌아올 즈음 목이 칼칼함을 느꼈다.

문제는 영국에서 같이 지냈던 딸내미가 나한테 옮은 듯 감기 증상이 시작되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딸내미는 혼자서 감기로 일주일 이상을 코막힘, 기침 등으로

고생을 한 후에야 감기를 떨쳐냈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견딜만했기에 그래도 장기간 여행을 갔다 왔으니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3박 4일을 부모님 댁에 머물렀는데, 어머니가 얼마 지나지 않은 내 생일 기념으로

그리고 오래 여행도 갔다 왔으니 같이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받고 보약을 한 첩을 지어먹자고 하셨다.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가 많이 허해졌다고 기력 보충을 할 수 있도록

한약을 짓기로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머니가 감기에 걸리셨다고 동생이 연락이 왔다.

전하는 말이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한 여름에 어디서 독감을 걸리셨냐고 했다는 것이다.

직접 전화를 드리니 어머니는 병원에서 약 받아와서 먹고 있다고 너나 신경 쓰라고 하신다.


여기서 끝나면 좋았는데, 어머니가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심해져 이제는 허리까지 아플 정도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결국 허리 MRI까지 찍고 약한 허리 측만 증세까지 확인하고

진통제와 치료약 처방을 받고 나서야 차도를 보이셨다.

어머니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 아파서 많이 고생을 하셨는지 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내려오지도

말라는 주문까지 하신다.


나도 한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이왕 몸을 보살피기로 했으니 약을 먹는 동안에는

약속도 최대한 자제하고, 금주하고, 주의를 요하는 음식도 피하고 효과를 최대한 내보기로 했다.

그렇게 디톡스 하는 2주가 지냈다. 아직 한 주가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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