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친구

최근 만났던 30대 후반 친구를 떠올리며

by Old Bamboo 노죽

내가 만난 이 친구 한 명을 두고 요즘 젊은 친구들의 모습을 평가할 생각은 없다.

다만 각종 매체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젊은 친구들에 대한 단상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어

적어보고 싶었다.



30대 후반의 젊은 친구를 만난 것은 올해 9월 경이었다.

내 대학 동기가 개인 사업을 하는데 같이 일하게 되었다고 인사를 하게 되어 처음 만났다.

외모만 봐서는 20대 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동안이었다.

동기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그 젊은 친구 아버지가 동문 선배이신데 자기 아들과 같이

사업을 해볼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동기는 그 젊은 친구와는 오래전 해외에서 이미 본 적이 있어서 초면은 아니었다.


이 젊은 친구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취직을 했으나 회사 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에 걱정을 한 아버지가 내 동기를 통해 일도 가르치고 사회 경험도 쌓을 수 있게 해 보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내 동기는 해외 수출을 하는 작은 무역회사를 하고 있었다. 그 젊은 친구가 들어오면서

사업을 확대해 볼 계획으로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을 진행시켜 나갔다.

동시에 불필요한 지출도 최소화하기 위해 본인 사업 아이템에 유리한 위치에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서 일부러 불편하지만 저렴한 공유 오피스에서 버티면서 그 젊은 친구와

매일 업무 시간을 보냈다.


젊은 친구에게 가능한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자 더 많은 회사들과 미팅도 같이 하고,

새로운 거래처 발굴하기 각종 소스를 제공해 주고 그 친구가 뭐든 직접 해보도록 격려를 하였다.


그러는 과정에 나도 몇 차례 동기와 젊은 친구를 만나서 저녁도 먹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정말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순수한 친구였다. 뭐 불편한 것은 없는지 혹시 동기가 꼰대처럼

굴지 않는지 , 혹시 관심이 있는 사업 분야가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다양했던 내 질문에 어떠한 확실한 대답은 없었고 그저 씩 웃으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넘어가곤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중 내 동기는 기다리던 위치에 사무실을 얻는 계약을 하게 되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일을 해보게 되었다고 의욕이 넘쳐 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그 젊은 친구 아버지에게

얼굴을 보자고 연락을 받게 되었다. 연락을 받은 게 주말이어서 월요일에 만날 약속을 했다.

월요일 오전에 직접 만난 그 젊은 친구 아버지는 이 친구가 재미없어한다고 하며 같이 하는 것을

그만하겠다고 했단다.

동기는 일단 알겠다고 젊은 친구가 일단 사무실에 나올 줄 알고 사무실에 돌아왔으나 그 젊은 친구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까지 다음 주에는 어떤 일을 하자고 얘기하고 헤어진 후에 그 친구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고 그리고는 그 젊은 친구는 연락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내게 설명하면서 동기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서운한 것이 아니라,

그래도 몇 달 동안 매일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 전후 상황도 없이 그냥 아버지를 통해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이 내심 서운한 모양이었다.


동기의 상황을 듣고 내가 그 젊은 친구라면 아버지가 전화하기 전 또는 후라도 직접 연락해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같이 일을 못할 것 같다고 얘기하면 될 것 같은데, 전화가 어렵다면

카카오톡으로라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고루한 생각을 하는 것인가 되묻게 된다.


연말이라 송년회를 핑계로 얼마 전에 만난 동기에게 혹시 그 젊은 친구에게 연락이 왔냐고 물었다.

동기는 그때 이후로 아직까지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경우는 젊은 친구 한 명의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30대 후반의 이제 곧 40대가 될 이 친구가 사는 세상은 왠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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