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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Jul 28. 2021

나 혼자만의 호수


지구적 역병과 더위 때문에 아파트에 갇혀 있는 날들이 계속된다. 그립다. 그 호숫가의 호젓한 시간이. 대구 평광 골짜기,  시랑리에 있는 신숭겸장군 사당을 지나 느릿느릿 조금 더 걸어올라가면 만나는 미니 호수다.


원래는 저수지였겠지만 내 눈엔 호수. 탁트인 전망이 속시원하다. 이따끔 보이는 자전거 라이더를 제외하곤 인적이 거의 없다. 혼자 한시간 멍때리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랄까. 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걸터앉기만 하면 준비 끝.  


조용하다. 세상의 일들은 아득하다. 살짝 졸다가 깨어나도 좋다.


지금쯤 골짜기의 사과들은 일제히 익어가고 있을 것이다.  늦가을 볼빨간 사과들이 벌써 눈앞에 어른거린다. 올가을에도 새콤달콤한 평광 골짜기 사과를 실컷  먹을 생각에 이미  신난다. 그래, 가을은 오고 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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