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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Aug 10. 2021

말복을 통과하는 방법

양재천길 더위 피난 명소 중 하나인 영동6교 다리밑, 최고 좋은 자리는 이미 말복 피크닉 나온 언니들이 선점했다. 야외용 매트에 점심 도시락과 커피까지, 야무지게 꾸려온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나무와 꽃과 풀숲이 많아 모기와 벌레들에게 공격받기 쉬운 양재천 산책 코스 중 벌레와 모기 프리존이 바로 다리밑 공간. 나도 친구랑 비어있는 벤치에 자리잡는다.


코로나 19와 찜통 더위라는 더블 재난이 덮친 올 여름은  2018년 역대급 폭염과 비교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3년 전엔 마스크를 쓰진 않았지. 마스크로 입을 틀어막는 통에 호흡 곤란에다 짜증까지 곱배기가 된 올해가 더 힘든 거지." 우린 고개를 끄덕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올 여름 미세먼지 농도는 괜찮은 편이었어." 친구가 눈을 찡긋  웃어주며 말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 요소를 발굴해내는 능력을 장착한 그녀. 훌륭한 건강증진 전략이다.


우리처럼 저편 피크닉 언니들의 대화도 끝이 없이 이어지는 모양. 우리 모두는 우정의 힘으로 올 여름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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