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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Jul 09. 2021

매력 부자 계숙씨

할리 데이비슨 위의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쉰다섯에 딴 오토바이 면허로 어디든 바람처럼 달리는 <맛터사이클>라이더. 계숙반점의 동파육 명인 계숙씨다.


충청도 억양이 이토록 달콤한 중년여성이라니, 흔치않다. 요리를 하거나 먹방을 하다말고  시도때도없이 불러대는 노래는 또 왜 그렇게 구성지단 말인가. "갈대의 수~ㄴ저~ㅇ"을 거침없이 질러대는 그녀의 매력에 나는 정신없이 빠져든다.


그녀는 달리다가 멈춰 선 시골동네 할머니들의 된장찌개 손맛에 경의를 표한다. 강원도 바닷가 캠핑장의  라이더들에게 직접 웍을 달궈 오징어, 꽃게랑 붉은 고추, 생강을 넣고 불맛 진한 야생 팔보채를 선물한다. 시장통 감바스에 자신의 깐쇼새우보다 향이 좋다고 칭찬한다.


킬러 컨텐츠를 지닌 자만이 뿜어내는 자신감에 겸손하고 털털한 성품이 버무려진, 참 드문 캐릭터다. 그녀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실려 함께 방방곡곡을 누비는 듯한 해방감! 이거 진짜 맛있다. 자유로운 영혼에 빙의되고 싶은 이 나라의 중년 언니들이여, <맛터사이클 다이어리> 시즌 2를 놓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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