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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창업했다 11

아내의 도전을 바라보는 평범한 직장인 남편의 이야기

아직 진행 중인 창업 이야기


멋진 사업 계획서를 기반으로 은행에서 대출은 받은 후 번듯한 가게를 열어야만 사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분명 꼼꼼히 작성된 사업계획서가 있으면 사업의 방향을 정해줄 것이며,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충분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입지 좋은 곳에서 사업장을 열면 처음부터 많은 고객을 유치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와 나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업계획서, 대출,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 확보 등은 멀게만 느껴진다. 


최근에는 이런 부분을 해결해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존재하며, 현재의 직장을 유지하면서 제2의 수익원을 가질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의 재능기부를 통해 제작된 의류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한다는 형태의 뉴스를 요즘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재능마켓은 재능기부와 달리 자신의 재능을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다. 전업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 본업 외에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재능마켓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처럼 재능마켓은 창업을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이 사전에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채널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재능마켓에는 향초, 가죽공예 등의 핸드메이드 상품뿐만 아니라 번역, 영상 제작, 마케팅 등 전문적인 서비스도 거래되고 있다. 퇴근 후 혹은 주말 시간에 자신의 전문능력 혹은 취미로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판매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재능마켓이다. 


아내는 개인적으로 캘리그래피에 관심이 있었고 혼자 유명 캘리그래퍼의 글씨체를 따라 하고 책도 읽으면서 

입문했었다. 연습한 글귀들을 SNS에 올렸을 때 주변에서 예쁘다고 나도 써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이 재능을 팔아 볼까 하는 생각을 하였고 취미가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업이라는 것이 분명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의사결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창업의 꿈이다. 하지만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면서 다른 삶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 증세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변화를 꿈꾸기만 해서는 내 생활을 바꿀 수 없다. 위대하던 소소하던 시작이 없으면 결과는 이룰 수 없다. 


아내는 지금도 도전 중이다. 첫 수강생을 받은지 겨우 2달이 지났고, 앞으로 하계휴가철에 예상되는 비수기와 새롭게 창업하시는 분들로 인해서 가격 경쟁 등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분명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선택의 순간이 올 것이고, 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에 빠질 것이다. 그때마다 처음에 생각했던 우리의 목표인 ‘하고 싶으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이 우리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아내와 나의 도전은 얼마나 이루어야 성공한 것일까? 우리가 기대한 수익을 얻으면서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있으면 이 사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향초 제작에서 공방으로 사업방향을 수정한 것처럼 우리의 사업 아이템을 전혀 다른 것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을 것은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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