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매거진 에디터의 앨범리뷰
권진아의 The Dreamest는 안테나 독립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정규 앨범이자, The Flag 이후 2년 만의 귀환이다. 그러나 기대감과 달리 이 앨범은 유기성과 서사의 정합성이 부족한 채 파편화된 인상을 남긴다. ‘꿈’이라는 모티브를 중심으로 곡들을 묶으려는 의도는 분명하지만, 각 트랙은 따로 노는 감이 크고, 흐름을 이끄는 권진아의 보컬 역시 곡마다 다소 편차를 보인다.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했음에도 전체를 묶어내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곡의 개별 완성도와 보컬의 설득력이 일관되지 않아 집중이 흐트러진다.
앨범의 초입을 여는 “새 발자국”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멜로디 진행이 억지스럽고 보컬 운용도 평면적이다. 이어지는 “재회”는 감성 발라드의 틀을 따르지만 구성의 흐름이 작위적이며, 하이라이트 이후 힘이 빠지는 마무리는 곡 전체를 흐릿하게 만든다. 이처럼 감정선이 분명하지 않거나 서사적 밀도를 확보하지 못한 트랙들이 연달아 이어지며, 리스너를 앨범의 서사 속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오늘은 가지마” 역시 특색 없이 흘러가며, 권진아의 보컬이 중심을 세우지 못한 채 밋밋하게 지나간다.
반면, 권진아의 전작을 좋아한 리스너들에게 익숙한 정서를 전달하는 “놓아줘”나, 선공개된 “Love&Hate”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새로움은 없지만 권진아의 감성 발라드 톤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보컬과 곡의 짜임이 무난하게 맞물린다. 다만 이 ‘무난함’이 앨범 내에 너무 반복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흐려진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 와중에 주목할 만한 곡은 따로 있다. “Stillmissu”는 미디엄 템포 알앤비 트랙으로, 권진아의 보컬이 가장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들리는 순간이다. 그동안 발라드 중심의 커리어를 이어왔던 권진아에게 있어 이 곡은 확장된 표현력을 증명하는 트랙으로 기능하며, 앨범의 숨은 수작이라 할 만하다. 이어지는 “Naughty Train” 역시 리드미컬한 구성과 깔끔한 사운드 프로덕션 속에서 권진아의 보컬이 빛을 발한다. 이 두 곡은 앨범 전체에서 가장 음악적으로 설득력 있는 순간이며, 그녀의 새로운 가능성을 암시한다.
반대로, “Wonderland”와 “어른이 된 아이”는 다시 힘이 빠지는 흐름이다. 전자는 산뜻한 멜로디와 무난한 가사로 진행되지만 전개가 너무 예측 가능하고,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의 리듬감도 부족하다. 후자는 곡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느슨한 벌스 구성이 전체적인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보컬이 이를 끌어올리지 못해 길게 느껴지는 인상을 남긴다.
The Dreamest는 권진아의 진심 어린 시도이자, 독립 이후 첫 정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꿈’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앨범을 관통시키기엔 설계와 전달력 모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콘셉트를 뒷받침할 구조적 장치 없이 파편화된 곡들이 이어지면서 청자는 하나의 꿈을 꾼다는 느낌보다는 여러 개의 단편을 건너뛴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전반적으로 담백함과 절제미를 추구하려 한 의도는 느껴지지만, 그것이 곡의 매력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점은 뼈아프다. 여전히 뛰어난 보컬리스트임은 분명하지만, 프로듀서로서의 설득력은 아직 단단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다음 앨범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음악 전체를 좀 더 분명하게 이끄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