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심화연수 강의를 마치고

연수자료 공유

by 청블리쌤

교사 대상 강연을 최대 3시간까지 해봤지만, 하루 6시간 연수는 처음이라 설렘보다는 부담이 컸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보다는 실습 및 활동 중심 과정을 계획하는 것이 서로의 부담을 줄이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결국 연수도 평소 나의 평소 수업처럼 강의식으로 진행하였다.

마치고 생각해 보니 이건 강사보다 연수 듣는 선생님들의 승리다. 내가 강의를 다 끝낸 것이 아니라, 온전히 선생님들께서 그 끝을 완성해 주셨다는 따뜻한 감사의 마음이 더 크다.


강의 주제는

이해 활용 중심 어휘, 문법 수업 및 블렌디드 학습코칭의 실제


당초 계획된 인원(15명)을 초과하여 26분의 선생님들께서 신청하셨다. 의무 참여도 아닌데 놀라웠다. 나라면 절대 못했을 일이다. 과 동기 네 명이 공문을 보고 신청했다고 내게 연락을 해왔지만 그 외의 분들은 왜 신청을 하셨는지 너무 궁금해서 강의 시작하자마자 슬라이도(https://www.sli.do/)에서 간단하게 설문을 받았다. 이 사이트는 익명으로 바로 설문을 받아 참여자 모두가 함께 결과를 자신의 휴대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강연이나 수업 icebreaker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렇게 설문을 부탁드렸다.

"연수 신청 이유나 알아봅시다"

이 와중에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브레이브걸스 이유나) 깨알 홍보를 끼어 넣었다. . 한때 아재 팬덤 사이에 유행어였다. “예쁜 이유나 좀 알아봅시다”ㅋㅋ

강의 도중에도 아이들의 행복교육을 노래하는 듯한 Sole의 Slow를 이유나의 커버 버전으로 선생님들께 소개하며 은근히 입덕을 외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4_DcQylJ_c


블렌디드 학습코칭에 초점을 맞추고 온라인 활용툴이나 활용방법을 배우러 오신 분들 외에

슬라이도로 제출받은 연수 신청 이유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 방학 중 무료함을 달래고 블렌디드수업에 대하 알아보기 위해

- **중학교에서 왔습니다. 당일 선생님의 강의가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짧은 시간이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중에 이 연수를 하시길래 바로 신청했습니다.

- 안 그래도 영어 연수 듣고 싶었는데 친구가 같이 듣자고 해서요! 지난번 선생님 두 시간 강의 들었는데 복습 겸 6시간짜리면 3배로 얻어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저자님 또 뵙고 싶어서요.

- 나도 잼있고 학생들도 잼있는 수업 방법 알켜주세요

- 강사님의 명성이 자자하다는 친구의 권유에 강남 아니고 연수 왔어요.

- 재미있게 수업하시는 노하우를 알고 싶어서요^^

-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 실제 적용 사례 궁금 강사분의 매력 궁금

- 선생님 강의 지난번에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들으러 왔습니다 ^^ 반갑습니다. 오늘 6시간이나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겠군요


그리고 이렇게 눈물 나게 가슴 울리게 하는 글을 남기신 분도 계셨다. 누구이신지 짐작이 간다ㅠㅠ

한 수 배워서 흉내라도 내보고 싶어서...^^ **일보...참 스승 볼 줄 모르네요...ㅠ 강사님...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학생들이 참스승으로 당연 인정 받으실꺼이고... 동료교사들한테도 훌륭한 교사로 인정받으시고 있음도 잊지 마세요. 앞으로도 쭉 홧팅..응원합니다~


내가 교사로서도 인생으로도 멘토로 모시는 선배 선생님도 오셨다. 와주신 존재감 자체가 힘이 되었음은 물론(강의할 때 챙겨 먹으라고 초콜릿도 일부러 준비해오셔서 격려해주셨다ㅠㅠ), 후배에 대한 겸손한 배움의 자세에 숙연해졌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가지 못할 경지다. 강의 내용에는 실제로 선배님이 내게 영향을 주셨던, 아이를 이해하고 바라보며 기다려주는 상담 내용도 포함시켰었다. 선배님을 향한 존경의 헌사였다.


초반에는 나의 교직관, 교사로서의 삶의 스토리, 아이들을 향한 행복교육, 공교육 영어교사의 역할과 실제적인 콘텐츠 구성 등에 대해 말씀드렸다. 날씨가 춥고, 인원이 많아 방역지침 상 시청각실의 넓은 공간에서 진행을 했음에도 모든 선생님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경청해 주셨다. 놀랍게도 내 또래이거나 연장자분들이 많이 보였다. 그 뜨거운 배움의 열정에 감동이 되어 난 추운 줄도 모르고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이후 발음 및 심화파닉스, 다양한 어휘 수업 사례, 활용 및 이해 중심 문법 전체 조감(한국식 영문법 오류 파헤치기), 구문과 어법 포인트의 핵심에 대해 시간 범위 내에서 소개해 드렸고...

16년간의 변화를 거듭한 영어멘토링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과 방법, 그리고 최근의 블렌디드 학습코칭의 사례까지 말씀드렸다.


결국 6시간 동안 나 혼자 강의를 진행했는데... 준비한 것 말고도 별로 감동적이지도 않을 잡다한 드립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 긴 시간 동안 끝까지 집중해 주신 선생님들께 오히려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과 동기들이 4명이나 와 있어서 거짓말도 못하게 생겼다고 강연 초반에 징징거렸지만, 연수 내용에 상관없이 과 동기라는 이유로 조건 없이 자리를 함께해 준 그들이 든든하고 고마웠다.

졸업 이후에는 교류도 거의 없었는데도 그냥 어제 봤던 것처럼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서로에게 변한 게 없다고 그대로라고 말해주는 것이 젊은 날 그 시절의 모습과 추억을 붙잡아두려는 애씀이자 이미 훌쩍 나이를 먹어버린 서로에 대한 위로와 격려였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우리끼리 얘기고. 어디 가면 다 나이 든 아줌마일 뿐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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