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구여고 문집에 실렸던 한 학생의 글...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선생님을 만난다. 나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선생님은 우리 학교 학생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청블리, OOO 선생님이다. 그 선생님은 뭐라고 말로 형용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선생님을 3월에 처음 보았을 때, 조금의 웃음도 없이,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영어 단어를 물어보셨다. 굳은 표정에 단호한 목소리라니, 알고 있던 것도 다 까먹고 금방에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복도에서 인사했을 때, 마냥 무서울 줄만 알았던 선생님의 그 따뜻한 미소를 나는 잊을 수가 없다. 학기 초에 선생님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들의 사진을 들고 이름을 외우셨다. 처음에는 ‘교탁에 자리표도 있고, 그게 큰 도움이 될까’,하며 괜한 고생을 하시는 게 아닌가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선생님께서 기대도 안한 나에게, 얼굴을 보고 내 이름을 불러주시며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씀하실 때, 중요한 말은 아니었지만, 이름을 불러준 것 자체가 엄청난 감동이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시도 있듯이 선생님께 나는 그 무수히 많은 학생들 중 하나가 아닌 하나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OOO 선생님께서는 수업 시작부터 종종 “내 수업을 기다린 친구들한테는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공식적인 사과를 하시고는 문⦁이과 결정에 도움이 되는 얘기들, 우리에게 절실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이야기들, 인생 선배로서의 느꼈던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하시곤 했다. 자기 아빠한테도 예쁘다고 들어본 적 없는데 선생님한테 처음 들었다고 놀라며 기뻐하는 아이들도 있고, 선생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고 훌쩍이거나 아예 울어버리는 친구들도 많았다. 물론 나도 그중에 한 명이었고.. 하 언제 한 번은 기타를 들고 오셔서 반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시기도 했다.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었다. 늘 깨달음을 주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이거야말로 인생수업이었다.
선생님의 관심과 우리를 향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사랑과 진심이, 선생님에 대한 신뢰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내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선생님께서 믿어주시는 데, 절대 실망시켜드리고 싶지는 않아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수업에 경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뭐든 진심으로 느껴지고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을 누구든지 오래 기억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는 그 선생님을 존경하고, 꼭 그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 당장에 학생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인기를 누리는 것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고, 떠올렸을 때 고마움이 느껴지는, 그런 선생님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