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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Apr 23. 2023

자녀 공부와 학부모 역할

김주환교수 영상

자녀 공부와 성적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연세대 김주환교수의 강의를 교육대기자 유튜브채널에서 보았다. (맨 아래 링크 참고)

한참 전에 교수님의 저서를 읽었던 기억도 났다. 게임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게임을 정규교과에 포함시키면 된다는 강의내용은 아래 책에서 본 내용이었다.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1041833300

강의 내용 중 몇 부분만 발췌하여 내 생각을 더하려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직접 강의를 들어보실 것을 권한다




잘 되려면 안 돼야 하고, 성공하려면 실패해야 한다. 

발전의 궤적은 내려갔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하는 M자형 성장이다.


역설적이지만 진리다. 영점조정 하듯 실패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성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제일 곤란한 것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운 좋게 성공하는 경우다. 그 성취의 착각이 그 어떤 겸손하고 다양한 관점의 배움도 사양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바닥을 쳐야 그때부터 올라가기 시작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실패가 달가울 리는 없지만, 실패 총량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수 있다. 가슴은 아프지만 응원을 이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바닥을 쳤을 때 모두가 다 올라가는 건 아니다. 

올라가기 위해 필요조건을 영어로는 resilience라고 하며, 김주환교수가 처음으로 회복탄력성이라고 번역했다고 한다. 실패 자체가 아니라 일종의 마음 근력인 회복탄력성으로 인해 실패했음에도, 아니 실패를 거쳤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근력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강한 의지만 강조하면 오히려 유리멘탈이 된다고 교수님은 강조한다. 강한 의지로 회복탄력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이 생성되면 강한 의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러니 어른들의 역할은 두려움과 불안함을 덜어주는 절대적인 지지와 응원의 마음이어야 한다.

실수할 때마다 다그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으로 규율과 원칙만 강조하면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을 망설이게 된다.

캐럴 드웩이 <마인드셋>이라는 책에서 언급했듯이 중요한 건 성취나 결과에 대한 칭찬이나 보상보다, 지금 노력하고 있는 과정을 강화해 주는 것이다. 그래야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하면서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며 즐거워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는 아이에게 오히려 불안한 마음을 의도하지 않게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자리에 있다. 부모의 불안함과 결과에 대한 집착은 강압으로 나타나고 아이들의 자발성을 심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배움의 즐거움과 더 멀어지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분명 좋은 의도였겠지만, 좋은 의도였다는 위로로 아이들의 상처를 다 봉합할 수는 없다.



교수님은 공부를 잘하려면 관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부모는 공부를 방해한다고 단적으로 말한다. 엄마의 개입, 과도한 관심, 잔소리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성적을 떨어지게 한다. 사춘기 전에는 싸울 힘이 없고, 이후에는 자의식이 생겨 싸우게 되면서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와 좋은 성적이라는 조건으로 아이가 관계를 인식하게 되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 낀 공부를 증오와 두려움으로 대하게 되고, 부모와의 정서적 거리도 더 멀어진다.


 

성적에 관계없이, 심지어 지금 이 순간 노력의 치열함 정도에 관계없이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안정적인 느낌이 아이들의 일관되고 꾸준한 정서 상태와 지금보다는 무조건 더 좋아질 아이들의 태도와 노력 강화에 가장 본질적인 동력이자 동기가 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자율성”이다. 학교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을 만날 때 늘 확인한다. 중학교 전교권은 자율성이 없어도 가능하지만, 고등학교부터는 어렵다. 자율성 없이도 고등학교에서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면,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억지로 힘겹게 버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 결정(self-determination)을 통해 자율성을 발휘하게 되면 아이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도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며 행복할 수 있다. 사소한 것까지도 다 코칭하고 지시하는 부모에게 길들여진 아이들은 배움의 쾌감 없이, 단지 성적으로만 보상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눌려지내게 되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오히려 더 불안해한다.


부모는 사소한 영역에서부터 아이의 결정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이야기에 절대 공감한다. 그리고 학업의 자율성을 위해서는 스스로 학업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도 공감한다. 

그 필요성을 일찌감치 실감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매주 플래너 검사를 한다. 계획 내용에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서, 당장 계획의 부실함의 정도를 따지지 않고 그냥 지켜봐 주기만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과정을 너무 낯설어 하고 정말 힘겨워한다. 

보통은 부모님이 짜 주신 학원계획과 학원 숙제로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이 박탈된 경우도 많다. 실제로 플래너에 “학원 다녀옴”이라고만 쓰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습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성취하는 과정에서 점점 뿌듯함을 느끼면 성적으로 보상받지 않아도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기회를 갖게 된다. 목표로 설정하지 않았더라도 성적이 오르는 건 필연적인 귀결이다. 

물론 자율성은 실패와 좌절을 통한 성장통을 동반하게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교수님은 유전이 아니라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마음 근력을 키워야 노력하는 능력과 시험 잘 보는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멘탈 근육 없는 아이들에게 노력하라고 재촉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직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주어야 한다.



공부를 잘해서 공부 잔소리를 안 하는 건지, 공부 잔소리를 안 해서 공부를 잘하는 건지... 그 인과관계와 순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공부 잔소리가 더 쌓여갈수록 공부를 잘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건 다소 확실해 보인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그건 결과와 성취중심으로 공부를 도구로 생각했을 경우에 국한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특히 학생의 결단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다. 부모의 간섭과 개입은 사랑으로 합리화시키기에는 오히려 아이를 더 아프게 하고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른들은 아이에게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아이를 격려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공부는 학생 본인이 하는 것이고, 실패와 좌절도 성장의 통과의례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오히려 더 큰 답답함을 어른 혼자 안은 채로 오랜 기다림으로 인내하는 더 어려운 미션을 감당해야 한다.



부모의 “다정한 무관심” “부모는 관객이다”

아이들은 “행복할 만큼만”




https://youtu.be/rCMvdCXYMhk

https://youtu.be/x5cpNCbeDVo


https://youtu.be/pPZ73lmDhl4



교육대기자 유튜브채널은 기자출신답게 엄청난 섭외력을 자랑한다. 분야별로 도움이 되는 강의가 많으니 채널 전체를 둘러보실 것도 권장한다. 

https://www.youtube.com/@daegiza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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