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이런 수업 후기는 없었다 1

by 청블리쌤

이 경력과 이 나이에 수업 피드백을 받다니...

교생쌤 수업 피드백 드리듯이 나도 교생쌤 수업 공개 시 참여하신 수석쌤 두 분으로부터 정성이 담긴 피드백을 받았다.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097588528

한 수석쌤은 자그마치 A4 28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같은 후기를 남겨주셨다. 수업시간 맥락에 맞는 캡쳐한 사진도 포함해서...

다른 수석쌤은 수업을 보시고 내게 숙제처럼 질문을 던져주셨다. 그림으로 만든 수업자료도 선물로 함께...


내용이 길고 방대해서 몇 편에 걸쳐서 연재하려고 한다.

내 수업에 관한 이야기지만 좋은 수업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너무 훌륭한 글이라서 수석쌤께 전문을 다 올려도 좋다는 허락을 구했고,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편집하면서 간단하게 내 생각을 더해서 올리려 한다.

대구 S중 K 수석선생님 감사합니다.





<수업 참관 전 느낌>

수업을 노션(Notion)에 이미 깔끔하게 정리해놓으셨다. 수업 계획이 오래전부터 갖춰져 있는 것이다. 준비가 완벽하다. 그러면서 디테일하다. 나로 인해서 공개 수업을 한 번 더 해야 했다. 이 부분까지 노션에 이미 안내해놓았다. 너무나 섬세하다.


추가된 수업 일자까지 꼼꼼하게 써 놨다. 참관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준비하고 배려했는데 참관자인 나도 수업을 참관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수업자나 참관자나 에누리가 없다. 그래서 서로가 피곤하다.


참관자가 궁금해할 것을 모두 넣어놓았다. 질문하지 말라는 말이다. 참관자가 이것을 궁금해하겠지, 또는 이 정도는 알아야 내 수업을 볼 수 있지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것을 모두 넣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준비를 했으니 수업을 제대로 보란 이야기다.


배경지식을 던져줬으니 이 배경지식과 나의 역사를 공부하고 나서 수업을 보란 말이다.


수업을 본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차시 수업을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역사를 보는 것이다. 그 사람의 과거 행적, 현재, 미래를 보는 것이며 한 교사의 일생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한 차시 수업을 제대로 보기가 참 어렵다.

내 생각 : 수석쌤의 철학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 한 편까지 덤으로 실려 있었다. 교사의 수업이 그렇다면, 그 교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그들의 삶으로 교사를 만난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수업의 집중도가 달라지고, 각기 다른 생각과 성장배경으로 수업을 받아들이고 정보처리가 이뤄지며, 때로는 인생의 한 가닥 스크래치 같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수업참관도 어마어마한 일이지만, 수석교사가 아닌 난 참관이 나의 일상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난 오로지 학생들과의 수업과 만남의 관점으로만 보고 싶다.

교사가 만나는 학생들의 우주 같은 엄청난 그 개별적인 세계를 마주하는 일은 그저 일상으로 치부하며 지루하게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매일 펼쳐지는 엄청난 사건 앞에 교사는 전율하며, 설레며, 만남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테니. 그렇게 새삼 또 다짐하게 된다.




이렇게나 빨리 수업 공개 날짜가 올지 몰랐다. 교생을 위한 공개 수업 계획을 세우면서 우리를 패키지로 끼워 넣으신 거다. 뻘쭘하게 둘이 보는 것보다 여럿이 보는 것이 학생의 관심을 덜 받겠다고 생각했다.

2주 후에 다시 메시지가 왔다. 공개 수업 관련 자료였다. 청블리쌤에게 무언가를 미리 받는 것이 이젠 놀랍지도 않았다. 노션에 내용을 가득 담아 보내셨다.

https://url.kr/o4mfae

‘청블리 영어 수업 공개’. 토글키를 사용해서 제목만 나타나게 했다. 토글키를 모두 펼치니 족히 몇 쪽이 되었다. 양으로 사람을 압도시켰다. ‘하나씩 꼼꼼하게 보리라.’ 수업자가 이리도 꼼꼼하게 준비했는데 손님도 이에 맞는 격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

문법 강의 노트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나에게는 좋은 교재였다. 모르는 것은 인터넷을 검색하며 모범적인 학생의 입장으로 자료를 대했다. 문법이 끝나니 전치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인쇄물과 수업용 ppt를 하나하나 읽어봤다. 정리가 참 깔끔했다. 슬라이드 속의 이미지와 전치사 간의 대응이 깔끔했다. 불필요한 정보가 없었다. 내가 느낀 쌤 그대로의 스타일이었다.

수업 자료를 다 공부하고 뿌듯함이 느껴졌다. ‘잘 공부했다.’ 학창 시절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 상위권 대학은 충분했을 것이다. 자료 분석을 마치고 학생의 입장에서 참관 교사의 입장으로 전환했다. 질문이 생겼다. ‘이번 차시에서 어디까지 다루지?’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야 하지?’ 당시 자료를 분석할 때는 몰랐다. 이 자료의 내용 모두가 45분 동안 다루어질 내용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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