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어제 <멘타인지 학습법>, <임포스터>의 저자인 리사 손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강의 후 사진도 함께 찍었다.
대구시 교육청에서 중등 수업 특강으로 리사 손 교수님을 섭외한 것 자체가 너무 놀라운 일이었다.
교수님은 미국에서 자란 미국인지만, 시작 전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억지로 참아야 할 정도로 한국인이고 싶은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다.
심리학 교수로서 자신의 연구분야를 메타인지로 잡은 것은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솔직한 자신의 identity를 찾으려는 self-awareness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어가 훨씬 더 모국어 같은 교수님이 그럼에도 한국말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어떻게든 명확하게 전달하려는 정성까지 느껴져서 나도 한마디 한마디를 마음에 새겼다.
나를 본인 교사연구회 강연의 자리에 세 번이나 초대해주셨던 수석쌤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옆자리에 앉았다. 작년 <글쓰기와 행복교육> 강연에서 교수님의 <임포스터>를 발췌해서 소개하기도 했었다.
그 선생님께 강의를 세 시간 하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자신이 있는데, 세 시간 강의를 들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세 번의 내 강의를 세 시간씩 진행했을 때 끝까지 몰입했던 수석쌤께 감탄의 인사를 전하며, 힘들면 중간에 나갈 궁리만 했었는데, 휴식시간도 없는 세 시간을 완전 몰입하고 있었다.
책에서 받았던 감동 이상으로 보다 더 인간적이고 더 큰 교감이 이뤄지는 시간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도 두 입장에서 모두 객관화해서 비교해 준 것도 좋았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아들과 딸의 사례도 매우 흥미로웠다. 스토리는 언제나 옳다.
강연 전에 이미 교수님의 두 권의 책을 섭렵했던 예습의 효과도 드러나는 듯했다.
교수님의 강의를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압축하고 나의 생각도 조금만 더해서 정리해 보려 한다.
<메타인지 오해>
교수님은 메타인지에 대한 오해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메타인지는 구체적인 학습법 중 하나도 아니고, 성적을 올려주고 명문대를 진학하게 해주는 도구도 아니다. 메타인지로 그런 혜택을 누릴 수는 있지만, 그것 자체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메타인지 학습법>보다 <임포스터>를 급하게 출판한 것은 그런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고.
<메타인지의 핵심>
자신의 거울
인지에 대한 인지
마음 속 시간 여행
메타인지는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마법의 도구도, 확정된 공부능력도 아니다. 매 순간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능력이다.
그러니까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컨트롤하는 것까지가 메타인지다. 물론 모니터링 착각은 컨트롤 착각으로 이어지니, 정확한 상황과 현실 인식이 출발점이다. 모니터링은 "학습법"뿐 아니라 "상황을 알아가면서" 컨트롤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아는지 여부를 인지하는 것을 가리키지만, 현재의 능력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지의 지속 여부까지 인식하며 멀리 내다보는 것까지 포함한다. 현재를 떠날 수 있다면 메타인지는 더 정확해진다.
예를 들어 알게 된 내용을 당장 복습하는 것은 메타인지 전략이 아니며, 적어도 30분 이상 경과 후에도 알고 있는지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니, 메타인지 전략으로 접근하면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관리와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
메타인지는 미래까지 내다보지만, 역설적으로 과거로도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고정된 학습법이 아닌,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학습전략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 - 시간 배분>
메타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으로 time allocation(학습에서의 시간 배분)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이런 역량이 발달하지 않아 랜덤으로 시간 배분을 하지만, 초6이 되면 시간배분과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단, 실수와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는 것을 전제로 한다. 영점 조정하듯이 조절하는 능력을 체득하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메타인지 오류>
시간배분의 자연스러운 메타인지 발달과정이 한국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실수를 안 해서다. 아니 부모님, 선생님이 실수를 용납하지 않아서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학생 대신 컨트롤을 해줘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한국에서는 아이의 헤맴이나 학업 부적응에 사춘기 핑계를 주로 댄다고 한다. 아이가 천재가 아님을 못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는 가면을 쓰게 된다. 이를 임포스터라고 표현한다. 남을 속이기 위해 가면을 쓰는 것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실수를 못 참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너는 원래 잘 하는데, 머리가 좋은데..." 이러면서 타고난 것만 집중하면 아이는 노력조차 가면으로 감춰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천재인 척하면 행복하다는 착각 속에서 살게 하는 문화다.
원래는 “너 노력하는 거 알아!”라고 격려해야 할 지점에서 아이도 어찌할 수 없는 타고난 것에 집중하니 아이는 가면을 쓰게 된다.
티가 잘 나지 않는 얇은 가면을 써서 자신과 주변의 어른들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면 더 위험해진다.
특히 한국은 겸손이라는 가면을 쓰면서 그 가면을 숨기고 있다.
<메타인지는 실수의 축적으로 자란다>
메타인지가 발달하기 위해서 스스로 하는 실수가 필연이다.
교수님 딸이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S 발음이 안 되어서 1, 2학년 선생님으로부터 speech 교정을 권유받았지만 딸의 뜻과 기질을 고려해서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3학년이 되어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선생님의 권유에 speech theraphist에게 갔다가 하루 만에 교정이 되어서 왔다는 것이다. 딸은 이제는 가능해진 안도감과 자신감으로 그전에 스스로 100번 실패했던 발음을 재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101번의 망치질로 돌이 깨졌다면 101번의 망치질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아이의 실패도 유의미한 경험이 되었고, 그 축적으로 단 번에 교정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조급함으로 결과를 앞당기려 하다 보니 아이의 발달단계는 무시하고 어른들의 타이밍만 따진다. 아이는 병들어 가고, 가면을 쓰게 된다.
예전에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이 딸을 초등학교 1학년 때 방에 가둬두고 영어 파닉스를 집중적으로 시키다가 부작용 났다는 사례가 생각났다.
실패와 시간이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될 것을, 너무 고통스럽게 억지로 시키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당연한 듯 자행되고 있다. 아이는 배움의 즐거움을 영영 잃어버리며, 무엇보다 실패로서만 배울 수 있는 메타인지와 회복탄력성을 키울 기회도 함께 놓쳐 버린다.
<어른의 메타인지 - 존중과 기다림>
동일한 배움의 환경에서 모두에게 동일한 목표를 강요하는 것도 메타인지에 반대되는 상황이다. 각자의 발달단계도 다르고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각기 사연이 다르고 과거가 다르다.
시험에서 찍어서 맞히는 건 메타인지가 아니다. 100점인 목표를 이뤘다고 메타인지가 검증되거나 역량이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학습의 진정한 목표는 100점이 아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100점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배움의 의지나 의욕을 다지는 것이 메타인지다.
교수님은 엄마가 아이의 채점을 대신해 주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자신이 채점해야 자신의 실수를 돌아볼 수 있고, 그래야 메타인지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나도 학교에서 영어멘토링을 보통 100명 단위로 대규모로 하다 보니 매주 단어시험을 치고 채점하는 일이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알아서 양심껏 시험 치고 각자 채점까지 해서 제출하라는 방침을 정한 것은 나의 귀찮음 때문이었다. 물론 아이들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생각하니 나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의 영어실력은 물론 메타인지도 키워준 것이었다.
메타인지의 본질은 믿음이다. 아이를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믿음이다. 넘어져도 아이 스스로 일어나서 더 강해지고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저 지켜보는 답답함과 고통스러움을 참는 것이다.
<메타인지 - 과거의 힘>
타고난 능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내는 성취의 경험과 그 기억으로 배움의 성장을 이뤄가는 것이 메타인지를 활용한 학습이다.
즉, 모니터링은 "어려운 학습법"뿐 아니라 "과거를 믿으면서" 컨트롤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 - 과거의 힘을 망각하면? 망각 개구리>
과거의 힘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교수님이 생각해낸 비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안) 한다”
어설프게라도 힘겨운 곡선 같은 성취를 이루고 나면 두 번째 학습곡선을 반복하지 못(안) 한다.
망각으로 인한 기억의 단절, 기억 왜곡과 착각, 허세로 인해 과거의 힘을 메타인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자세는 진정한 단계별 성장을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에 감당 못할 지점에서 단 번에 무너져 내리며 포기하게 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게다가 그런 성향은 타인에게도 상처를 준다고 교수님은 지적한다.
보통은 최단 거리 직선으로 목표에 닿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곡선을 거쳐서 각자의 타임테이블에 맞게 성취를 하게 되는 것인데... 곡선을 거쳐서 뭔가를 성취하고 나면, 그렇게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된 것처럼 자기보다 하위 단계의 친구나, 학생들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이해도 못 한다는 것이다.
자기 귀에만 들리는 음악에 맞춘 손가락 박자를 듣고 곡명을 상대방이 맞힐 거라고 착각하는 '지식의 저주'와 같다. 자신도 힘든 과정을 거쳤으면서, 그 과정은 다 망각하고 이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상대를 다그치는 것이다. 그런 착각이나 오만이 아이들의 메타인지 형성을 방해한다.
교수님은 제일 왕개구리가 교사라고 표현하였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는 선행 개구리도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선행을 많이 한 애들이 많아지면 수업시간의 곡선이 짧아지면서 못 따라가는 애들이 생기게 되고, 그 아이들은 자기만의 학습곡선을 숨기면서 가면을 쓴다. 가면 자체가 이미 상처를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메타인지 - 고정값이 아님. MBTI는 Anti-Metacognition?>
MBTI는 안티 메타인지, 안티 곡선이라고 교수님은 강력하게 얘기했다. 사실 MBTI는 극복 못하는 자기규정이며 변화하지 않으려는 핑계이며 저항선이다.
자신도 타인도 서로를 규정하며 유연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봉쇄해버린다.
메타인지는 고정된 능력이 아닌, 가변적인 상황에 반응한다. 경험과 성장과 상황이 중요한 것이다. 매 순간 달라지는 상황인식이 메타인지다.
메타인지가 발달하면 학습전략을 상황에 대처해서 유연하게 세울 수 있다. 어려운 문제를 풀면 쉬운 것부터 다시 도전하고, 쉬운 것을 하면 점점 단계를 높여가면서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메타인지 전략인데, 사교육에 물든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만 한다. 자신의 수준도 생각하지 않고 하다 보면 될 거라고 착각하면서, 메타인지가 아닌 현실순응과 인내심만 훈련하는 아이들이 많다.
<메타인지 - 사회적 컨트롤>
메타인지에서 또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 속에서의 컨트롤이다. 도움받는 것도 전략이어야 한다.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은 가면을 써야 하고 들키면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lean in 하는 것이 학교와 직장 등의 공동체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한다. 활동에 참여하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등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한국인들은 lean in이 아니라 lean out 하면서, 그냥 혼자 숨어 있으려 한다.
사교적인 환경에서 숨어 있으려 하니 보상심리로 시험성적에만 더 집중한다. 그래서 시험성적이 좋은 것에 비해 자신감도 리더십도 발표력도 창의성도 드러나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은 실수에서 발현되고, 직선이 아닌 곡선의 성장에서 나온다.
숨어 있으면 자기 모니터링도 컨트롤도 마비되니 메타인지가 발달할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실수를 자유롭게 하며 메타인지를 형성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교수님의 아들이 초등학교 때 한국 학교 적응을 위해 영어학원에 등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영어원어민인 아들이 단어시험을 0점 받아서 알아보니 학원에서 나눠준 리스트에 있는 단어만 정답을 인정하기 때문이었다고. 아들은 자연스럽게 원어민스러운 동의어를 썼는데 정답인정을 못 받았고, 이후에는 철자가 틀려서 저득점을 받기도 했다고. 그런데 영어토론 시간에는 오히려 100점 받은 한국인 형들이 말을 거의 못하더라고. 자신은 0점 맞아도, 정확하지 않아도 대화를 시도하고 배움을 멈추지 않았는데, 한국인들은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가면을 쓰고, 들킬까 봐 침묵을 지키는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교수님은 또 한국 대학생은 정답이 없는 취업 인터뷰가 가장 어려울 것이라 지적했다. 정답과 완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기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이다. 애초에 그런 교육환경에서 자라온 것이 아닌 탓도 클 것이다.
<메타인지 - 진정한 배움의 시작>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정말 위험한 것은, 모르는데 아는 척 가면을 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신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판단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쏟아지는 수업과 숙제로 아이들 스스로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수준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는 시스템의 영향도 크다.
수준이 안 되면 동생들과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이 합리적인데, 우리는 목표와 결론을 정해놓고 동일 선상에서 그냥 푸시 해버린다. 상황에 맞는 대처도 할 수 없고, 과거 자신의 성장 과정도 고려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혼자만 모르면 안 될 것 같고, 실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사회가 조장한 불안함에 대한 방어기제로 가면 뒤에 숨어버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들킬까봐 도움을 청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의 외로움과 고통이 사무치게 와닿았다.
그러니 그와는 반대로 하면 되는 거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직 직선이 아니라 시행착오와 성장의 곡선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희망의 신호다.
<메타인지 - 결론>
교수님은 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쉽게 몰라요 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고. 그러면 상황 판단을 잘 하고 과거 노력을 인정하게 될 것이고, 부족한 것에 대해 망설임 없이 도움 요청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성공이 메타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실수를 견디고 실수를 해보고 또 해보는 게 메타인지다.
어른들의 메타인지... 우리 아이들은...
(노력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실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도움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배움은 최단거리 직선이 아니라 각기 다른 곡선의 향연인 것이다. 그걸 존중하는 것이 메타인지고, 즐거운 배움의 과정이다.
<메타인지 - 사교육 없이 딸 교육하기, 가면 안 쓰기>
우리나라 사교육만으로는 메타인지를 갖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딸은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은 덕분에 가면을 쓰지 않았으며,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사인 아빠를 당황하게 한 적이 많았다. 큰딸은 수준별 영어 B, C 반을 오가면서도, 중학교 때 영어 50점을 맞았으면서도 아빠가 고등학교 영어쌤이라고 해맑게 얘기하고 다녔다. 영어쌤딸은 영어를 잘한다는 편견을 몸소 깨부수었다. 이후의 성취는 자기결정과 자기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는 밑밥을 제대로 깔아 놓았고, 당위성에서 나오는 조급함과 강요 등의 요인을 스스로 배제했다.
덕분에 속도에 민감하지 않았고 조급해하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니까 자기주도적학습도 가능했고, 스스로 학습 전략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니까 좌절과 실수를 통해서도 배우고, 그 자발성이 배움의 행복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솔직함이 중요했다. 별로 칭찬받지 못할 일에 대해서까지 아빠 엄마와 소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판단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해 주니 아이들은 가면을 쓸 겨를도 없었고 이유도 찾지 못했다.
물론 가면을 쓰지 않는 민낯을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생채기 같은 아픔은 있었겠지만, 가면을 유지하는 축적된 고통스러움보다는 훨씬 덜 아팠을 것이다.
물론 가면 없는 아이를 대하는 것은 부모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잘 하고 있겠거니 하면서 착각하고 넘어갈 사소한 일까지도 직면을 해야 하니까.
자녀의 사춘기를 심하게 겪으며 힘들다는 후배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이가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건 아이의 마음이 건강하다는 신호이고, 부모와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판단하고 기대한 것만큼 가면을 쓰게 되니까...
리사 손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전의 책을 읽으면서...
난 내가 학교와 가정에서 추구하는 교육방향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강의 내내 나의 교육방향이 교수님의 전문성으로 곱게 잘 포장되어가는 느낌이어서 행복했다.
<임포스터> 리뷰 참고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743832603
리사손 교수님의 세바시 강연
https://youtu.be/9vjJC7TwA3Y?si=yKC3LDJ54sS0a5UP
https://youtu.be/fjre3LBFV8M?si=bAG83QlVxwpkGE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