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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교육 비유(마중물, 수도꼭지)

by 청블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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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그림 출처 https://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119987

<교사의 교육은 마중물>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884260407

<수도꼭지 같은 교사>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080928133

<두 비유를 떠올리며 정리한 생각>

영어과 1정 연수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 두 가지 비유를 한꺼번에 정리했다.

두 비유의 공통점은 학생이 주인공이라서 오히려 분명해진 교사의 역할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역량을 발휘할 때까지 아이들이 최상의 것을 끌어내도록 돕는 마중물 역할, 그리고 언제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을 채워놓고 준비하는 수도꼭지 역할이다.


이 교육은 아이들의 의지와 자발성을 전제로 한다.

아이가 수도꼭지를 안 열면 아무리 넘치도록 물을 준비했어도 그 존재 자체에 도전을 받는다. 그럼에도 찾는 이가 어쩌다 한 명이라도 있다면, 경제성의 관점으로 낭비되는 걸 안타까워하며 수도꼭지를 철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교육은 낭비처럼 쌓여가다가 예상치 못했던 어느 순간에 효과가 드러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일반 회사의 기획업무를 맡았으면 더 재미있게, 성취감을 느끼며 지낼 수도 있었을 거라고 했다. 기획업무는 바로 성과가 드러나며, 낭비가 아닌 효율을 지향하는 업무 특성상 성취 위주의 선택을 하면서 매 순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을 거니까...

그래서 난 내가 지키는 자리가 더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고, 아이들의 미래에 소망을 두며 모든 것을 베팅하는데 당장의 성과의 조짐도 볼 수 없는 자리는 모두가 원하는 자리가 아닐 수 있으니.. 누구라도 그 자리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리고 내게는 씨 뿌리는 성경 비유 같은 교육의 분명한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있다.

교육은 당장 확인하고 싶다는 유혹만 이길 수 있다면, 그 어떤 역할보다 영예롭고 가치 있는 일이다.

학생들을 만난다는 건 우주와 같은 한 세상을 바꾸는 일이므로... 그래서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그 무한대에 가까운 기회를 매년 부여받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감격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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