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하지 못하는 감정고통의 문제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고통이 삶에 돌이키지 못할 문제를 만들수 있습니다.

저는 중년의 시기까지 저의 양육과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았고 자신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저는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었는지를 몰라서 한참동안이나 방황을 해야만 했습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문제의식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수 없는 괴로움은 정말이지 죽음과 같은 고통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가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을 해나가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물어볼 사람도 없었습니다.


결국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저의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나서야 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심리학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문제가 무엇인지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상담도 받아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 아니라 트라우마에 영향을 받은 집안이라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애착트라우마 증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C-PTSD증상의 전형적인 형태인 정서플래시백을 경험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뜬금없이 두려운 감정이 들어서 꼼짝할수 없다거나, 갑자기 불안한 감정이 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심각한 증상이었습니다. 저는 그런것도 모르고 그동안 괴로운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저의 양육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가 당하고 있었던 고통에 대해서 무지했던 것이고 알아차릴수 없었던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어떤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이지 제가 너무 무지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입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아버지쪽 친척들은 건강하지 못한 행동패턴을 많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폭력적인 할아버지와 그 밑에서 살아야 했던 할머니와 고모들 그리고 숙부님까지 가족 전체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질들을 자녀들이 일부 물려받기도 했습니다.


지옥같은 고통의 시간을 거치면서 저는 왜 인생에서 이렇게 중요한 영향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교육을 하는 곳이 없을까? 왜 감정이나 정서에 대해서 알려주는 곳이 없고, 가족에 대한 상처와 그 안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어렵게 세상을 살아가는지 알려주는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제가 그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는 특히 모든 잘못을 자신이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하고 힘들게 살아갈 사람들이 너무나 눈에 밟혔습니다.


상처받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제대로 정서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정서적인 학대를 어렸을때부터 당하게 되면 인격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문제는 어렸을때 가정에서 받은 정서적 학대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유교적인 전통을 가진 한국 사회에서 문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평생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서적 학대를 통한 상처는 인식하지 못하는 정서적 고통이 될 가능성이 많고 그런 고통은 개인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철저하게 파괴하게 됩니다. 당사자는 무엇이 잘못된줄도 모르고 삶이 고통스러워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제가 그랬던 것 처럼 말입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부모들은 자녀들의 정서는 읽어주지 못하고, 자신들의 정서적 욕구만을 자녀를 통해 해소하고자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녀는 무의식적으로 심각한 감정적 상처를 가지게 되고,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내면에 분노와 수치 괴로움을 쌓아놓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감정들은 사회생횔이나 추후에 가정생활을 하면서 타인에게 투사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결국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이 성공적일수 없습니다. 결국은 불행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적 고통의 문제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독버섯같은 존재입니다. 지금도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적 고통때문에 힘들어하는 많은 분들이 그 저주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저의 글들이 그러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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