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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대한 부정적 감정

부정적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는 법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사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그러한 부정적 감정을 만났을때 어떻게 그러한 부정적 감정을 해결하느냐 하는 것은 사람의 삶의 질에 엄청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다. 감정적 어려움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그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속에 쌓아놓게 되고, 이러한 감정을 더이상 마음속에 쌓아놓고 있을수 없을때 폭발하고 만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러한 어려운 감정을 만든 대상이 아니라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그러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이고, 이러한 경우 심각한 감정적 육체적 상처를  유발하게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더이상 무의식에 억눌러 놓을수 없게 되었을때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감정중에서 오늘은 부모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하기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왜냐하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터부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큰 덕목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조상을 모시는 제사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부모에 대해서 나쁜일을 하면 패륜아라는 공격을 받는다. 서양문화 권에서는 기독교에서 십계명에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이 있어서 부모에 대해서 부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사회적 차원에서 부정적으로 인식할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부모를 욕하는 것에 대해서 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향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격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가장 잘 설명한 학자가 엘리스 밀러 (Alice Miller)이다. 엘리스 밀러는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에서 부모들의 폭력적인 양육방식에 대해서 부모들을 탓할수 없는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고통을 무의식으로 넣어놓고 감정을 억누르게 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책의 뒷표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소개된다. "우리의 분노와 슬픔과 고독이 무의식 저편에 있다. 애써 고개 돌리고 떠올리지 않았던 어린 시절 억눌린 감정들이 우리를 흔들고 있다. 아무도 모르고 나조차 몰랐던 이야기. 언젠가는 우리 스스로가 발견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라고 말이다. 


사실 부모에게 육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은 사람들은 많이 있다. 많은 부모들이 부모라고는 생각할수 없을 만큼 자녀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육체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술에 취해서 자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도 많이 있고, 게임을 하다가 자녀들을 죽게 방치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눈에 보이게 자녀들을 학대하는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러한 눈에보이는 상처도 문제지만, 정서적으로 자녀들을 학대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리고 정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눈에 보이는 육체적 폭력과 유사하게 자녀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수 있기 때문이다. 더큰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들의 정서적 학대는 눈에 보이지 않고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게 되지만 자신안에 분노를 쌓아놓기 때문에 나중에 삶에서 그 분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린지 C. 깁슨의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에서는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지 잘 설명이 되어있다. 책의 뒷편에 있는 추천사에서 "안타깝게도 정서적으로 미숙한 부모 때문에 삶이 뒤틀리는 경험을 하며 자라는 사람들이 많다. 린지 C. 깁슨은 우리가 이런 유해한 관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벗어날 수 있도록 진정한 자립의 길을 제시해 준다." 


엘리스 밀러의 경우는 이러한 양육과정에서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억눌러 놓았던 감정의 분노들이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그 수많은 유태인들을 죽인 히틀러의 광기어린 살인행위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본인의 경우에도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에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나마 버텼는데, 미국에 오면서 이러한 대인관계의 미성숙함이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어려움이 권위자에 대한 분노와 세상에 대한 의심의 눈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원인이 가족의 트라우마로 인해서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던 부모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와 분노로 인해서 유발되었음을 엘리스 밀러와 린지 C. 깁슨의 책을 읽고 이해할수 있었다. 나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부모에 대한 분노나 불신이 무의식적으로 회사의 권위자와 동료들에게 투영되어서 부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간 것이다. 그러한 자각이 있은 후에 비로서 내 안에 너무나 많은 분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분노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이러한 상황중에 건강한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위로받고, 위빠사나 명상이나 감정일기 쓰기, EMDR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또는 등산등을 통해서 해소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고,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지금도 계속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자신이 놓치고 있는 인생의 많은 것들을 새롭게 볼수 있는 시각이 생겼다. 자녀와의 관계도 많이 좋아지는 성과도 있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트라우마를 해소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동일한 트라우마를 넘겨주기 때문에 세대를 이어서 전달되는 트라우마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럴때에야만 다음세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꿀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근대사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625라는 전쟁의 비극을 통해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나라이다. 이러한 트라우마가 해소되고 다음세대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소망해본다. 나의 글쓰기가 한국에 살고있는 분들의 세대를 통해 전해진 트라우마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아보면 너무나 먼길을 돌아왔고,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아직도 모든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아직도 아프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과거 내가 했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피할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부모님들이 경험했던 집단트라우마에서 깨어났다는 것은 나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적어도 나의 자녀에게 동일한 트라우마를 넘겨주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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