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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인정해 준다는 것

아이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을때

10대의 남자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하게 되는 상황중에서 어려운 것중에 하나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공부를 하기 싫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학교가기가 싫다는 등의 감정을 이야기할때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때 저의 마음에 드는 몇가지 감정이 있는데, 그중에 첫번째는 두려움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받아주면,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학교를 가지 않을것 같다는 두려움의 감정입니다. 두번째 감정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고작 이러한 쉬운것들도 해내지 못하면 아이가 뭐가될까 하는 걱정의 감정이 있습니다. 세번째 감정은, 아이가 이러한 손쉬운 것도 하지 못하니 앞으로 무엇이 될까 하는 허탈한 감정과 내마음대로 안되는 분노의 감정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느끼시는 감정도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를 기반으로 해서, 각각의 감정이 어떤 반응을 하게 되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을 기반으로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다른 부모님들과 다를 경우가 있을수 있지만, 저는 비슷한 면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첫번째 두려움의 감정을 강하게 느낄 경우에는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려움이 많이 느껴지면, 저의 경우는 그러한 아이의 감정을 부정했습니다. 감정을 받아주면, 아이가 행동으로 옮길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아이의 그러한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부하는게 뭐가 그렇게 힘들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뭐가 힘들다고 그래, 나는 옛날에 더 일찍 일어나서, 먼길을 걸어다녔어 등등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결국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아이는 자신이 힘들다고 느끼는 감정 자체를 부정당하기 때문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두번째 걱정의 감정을 강하게 느낄 경우는, 이것도 못하면 니가 뭐가 되려고 그러냐, 재워주고 입혀주고 학교보내주는데 뭐가 걱정이고, 뭐가 그렇게 힘들어, 세상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 아냐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소리지만, 이러한 부모의 이야기도 결국은 아이의 감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반응이기 때문에 아이는 답답함과 분노, 또는 무기력의 감정을 느낄수 있습니다.   


세번째 허탈한 감정이나 분노의 감정을 느낄때는, 아이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분노의 감정을 표현할수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고생을 해서 아이에게 가장 최고의 것을 주려고 하고 있는데, 아이는 이것도 힘들다고 하다니, 하는 감정은 부모를 많이 힘들게 할수 있습니다. 아이의 단점이나 잘못한 것들을 기억해 내서 책망하거나 화를 낼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도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지 못한것에 더해서 다른 일들에 대해서 책망을 듣기 때문에 분노나 무기력의 감정을 느낄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다면, 아이들이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거나, 부모들이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반응을 만들어낼 만큼 심각한 문제일까요? 저는 개이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그러한 감정을 느낄수 있고, 감정 자체를 느끼는 것은 아무런 잘못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인정해준다고 해서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감정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 중요한 기회와 도구가 될수 있습니다. 감정은 어떠한 윤리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면서 일어나기 힘들다고 하고 학교가기 싫다고 그럴때마다, 그렇구나 니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학교 가기가 힘들구나 하고 받아줍니다. 그러면 조금있다가 자기가 일어나서 준비하고 학교를 갑니다. 아이들도 자신들이 일어나야 하고 학교를 가야 한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일어나기 힘들고 학교가기 싫은것은 솔직한 자신의 감정입니다. 감정은 감정대로 인정해주고 받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은 아이가 자라가면서 극복해가야 할 내용이지 부모가 화를 내거나 감정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극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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