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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방법

외부세계의 일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내면으로 시선을 돌릴때입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이 이해되지 않고 고통만 심각해 질때,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모를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오랜 시간동안 고통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던 방식으로 삶을 지속할수록 고통은 더 심해졌고, 더이상 버틸수 없을만큼 고통은 심해졌습니다. 결국 선택은 두가지였습니다. 기존의 살던 방식대로 계속 살면서 고통을 당할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살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살아갈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둘중에 하나의 선택을 한다는 것이 쉬운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참는 것도 한계가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방법은 나름대로 오랜기간 시간을 들여서 무의식수준에서 정리가 된 생존 방법입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는 다른 방법은 없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 쉽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오랜 시간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고통속에서 버티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내가 왜 지금과 같은 내가 되었는지 돌아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왜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 해야만, 자신이 다른 선택을 할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아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한번도 자신의 내면을 돌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너무나 괴로워서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었는데, 상담사가 어떻게 오셨냐고 먼저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회사 생활과 대인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왔다고 그랬더니,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야기 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제가 저의 고통이 왜 있는지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즉, 고통은 있는데, 그 고통이 무엇인지 설명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2-3번 다니다가 포기했습니다. 저는 상담을 받으면 저의 속에 있는 정서적 고통을 바로 없앨수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정서적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었습니다. 더 심해졌습니다. 저는 혼자만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서 고립되어서 혼자만의 세계에 침잠했습니다. 


그러다가 엘리스 밀러의 "천재가 될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저는 저의 삶의 고통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의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감정을 무디게 만들고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잊어버려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는 저의 삶을 다시 돌아볼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다시 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교회에서 단기선교를 콜롬비아로 갔을 때인데, 콜롬비아의 오지중에 오지로 갔었는데, 너무 오지여서 전기도 없고 상수도도 없고, 화장실도 따로 없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름이었는데 제대로 샤워도 못하고 3일을 지낸 다음에 물이 조금은 있는 곳으로 나왔었습니다. 샤워를 할수 있었는데, 한 버킷의 물로 두명이 샤워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 대학원생 하나가 실수로, 한 버킷의 물을 다 사용해 버린 것입니다. 본인도 샤워도 못하고 많이 힘들었었는데, 자신의 다른 한사람의 샤워물까지 다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에 그동안 힘들었던 감정과 자신의 실수에 대한 감정이 합쳐져서 그만 울음을 떠트렸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져서 사람들이 찾으러 다니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외진 골목에서 울고있는 그녀를 찾아서 팀원들이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겨우 그녀는 마음을 추스릴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장면을 보면서 제가 그러한 상황을 처음 목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라온 환경에서는 어떤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때 가족들이 위로를 해준다거나, 격려를 해주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지 빠져나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고 저의 내면에 무엇인가 제가 자라온 가정환경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저는 닫치는대로 심리학 책과 자기개발서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고통의 수준에 비례하여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경험하고 있던 고통의 감정이 나만의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러한 고통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빠사나 명상도 기회가 되어서 하게되고, 가족세우기에도 참여를 하고 심리학을 편입해서 공부하게 되고, 정신건강상담도 배우게 되면서 제가 홀로 마주해야만 했던 상황에 대해서 좀더 객관적으로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내면을 돌아본다는 것이 낯선개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전에는 그렇게 두려웠던 피하고싶었던 감정들도 마주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그러한 감정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 했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고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한번에 끝이나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마음의 세계가 우주와 같다는 것도 조금은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한계도 많이 느끼고 있고요. 하지만 저의 무지했던 시절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무지한 상태에서 살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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