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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

삶의 방향성이 바뀌면,  모든 세부적인 사항들이 바뀌기 시작한다

지난번의 글에서 저의 삶이 두려움의 힘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왔다고 말씀을 드린적이 있습니다. 삶에 두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그 두려움을 극대화 시키고, 그렇게 만들어진 에너지를 이용해서 삶의 일들을 해결해나갔습니다. 물론 어떻게 이루어 갔냐에 대한 질문이 있을수 있지만, 일단 에너지가 만들어지면 어떻게의 문제는 해결이 왠만하면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미국에 오는 과정도 그랬고, 살을 빼는 과정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일들을 어떻게 했지 하는 상황에는 항상 고조된 두려움의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그 두려움의 에너지가 차고 넘치면, 인생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두려움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은 에너지의 효율성 측면에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삶을 살아갈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종교적 말세론이나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에 쉽게 관심이 가고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런 정보에 이끌리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그러한 상황이나 이야기에 관심을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삶의 상황들을 경시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삶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측면 보다는 두려움을 야기하는 상황에 더 관심이 가고 그를 통해서 삶의 에너지를 만들려고 하는 경향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문제점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불안함과 두려움을 기본으로 인간관계를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상호작용에서 상황 자체를 나에게 손해가 만들어지거나 두려움이 생기는 상황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성이 커져서, 상황을 확대해석 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왜곡되게 이해하려는 경향성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그저 편한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상황자체를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거나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인간관계 자체를 피곤하고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상황 자체에서, 삶에서 여러가지 일반적인 시각과는 상당히 다른 시각을 갖게되고 상당히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경향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실수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그러한 말도안되는 실수를 할수가 있지라고, 저 자신을 자책하고 괴로워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두려움과 부정적인 에너지를 저의 삶의 원천으로 해서 살아가던 저에게는 당연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황을 부정적으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해꼬지 하려고 하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 곳이라는 피해자 의식에 휩싸여서 부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냈던 저에게 긍정적이고 저에 대한 호의적인 상황이 있을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세상에 그러한 일이 있을수 없다는 왜곡된 시각에 갖혀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러한 왜곡된 세계관이 잘못된 선택을 할수밖에 만든 것이었습니다.  


제가 저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자각을 한 이후에, 두려움이 아닌 다른 에너지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과연 두려움이나 부정성이 아닌, 사랑과 긍정성이 삶의 에너지가 된다면 과연 그런 삶은 어떻게 될까,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두려움도 만들어 냈습니다. 과연 그동안 내가 사용하던 두려움과 수치를 에너지로 삼는 것 이외에 다른 에너지가 없을것 같다는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더이상 나의 삶의 에너지로 삼을 수 없는 한계상황은 저를 어쩔수 없이 새로운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았습니다. 이러한 자각이 생기자, 삶의 순간 순간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을 다시 돌아볼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저의 삶에서 순간 순간의 감정과 느낌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순간 순간, 부정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했던 저의 삶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것인지를 경험하고 변화되어 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날마다의 삶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집을 사지 못해서 평생의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해서 인생의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좋은 차를 갖지 못해서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결혼하지 못해서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좋은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서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광고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살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낙오자가 되면 어떻하나,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두려움을 부추겨서 사람들에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현시대의 상황 자체가 두려움을 조장하는 사회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어쩌면 시스템적인 현상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눈을 떠서 두려움이 아닌, 희망과 소망, 그리고 사랑의 에너지로 살아갈수 있는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더이상 부정적인 에너지에 의존하는 삶은 사람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도 변화해야 되지만, 그것은 개인의 삶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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