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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트라우마와 암묵적 기억

의식하지 못하는 암묵적 기억 (Implicit memory)를 인식하라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느순간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고 있음을 알아차릴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무엇이 자신의 문제인지 알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말들을 그냥 무작정 따라 하려고 하면 많은 좌절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의 성공이야기를 듣고 따라하려고 해도, 자신은 안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더 좌절을 할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의 기저에는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감정의 기억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억들을 암묵적 기억 (Implicit Memory)라고 학문적으로는 정의합니다. 암묵적 기억에는 절차기억(Procedural Memory)과 정서기억(Emotional Memory)이 있습니다.  절차기억은 자전거를 타는것과 같이 의식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번 자전거를 배우면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자전거를 탈수 있는 것을 예로 들수 있으며, 정서기억은 어떤 특정 상황이 벌어지면 특정 정서가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개에게 어렸을때 물렸던 경험이 있는 어린아이는 자라나서 개를 볼때 자신이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를 예로 들수 있습니다. 어렸을대 애착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은 어렸을때 경험했던 부적응적인 애착관계로 야기된 부정적 감정들이 의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현될수 있는데 이를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의 부정적인 정서가 떠오르지만 그것을 현재에 같이 있는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삶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개를 볼때 두려움이 드는 사람이 자신의 두려움의 감정이 어렸을때 개에게 물려서 야기되었다는 연관성을 알아차리면 다행이지만 이를 기억해내지 못하면 이유를 알지 못한채 개만보면 고통을 당해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부모와의 관계에서 수많은 고통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그러한 모든 의식적인 기억들은 없는 상황에서 어른이 되어서 삶을 살아가면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수많은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웬만한 사람들은 삶을 이어가기가 어렵게 됩니다. 어떤 사례에서는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성범죄자가 빨간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나중에 빨간색만 보아도 알수없는 두려움이 엄습해 와서 집밖에 나가지도 못했다는 경우를 읽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왜 빨간색에 그렇게 과도하게 반응하는지 알지 못해서 말할수 없는 고통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암묵적 기억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릴만큼 위험한 존재입니다. 


저의 상황도 이와 같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두려움과 분노등의 감정들이 떠오르는데 이러한 감정이 너무나 강열해서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할수 없었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삶이 너무나 힘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정서기억이 과거의 애착트라우마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단순하게 자기개발서적이나 기존 심리학의 치료방법등을 시도하려고 해도 잘 적용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상담을 받으려고 해도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트라우마 전문 상담사를 만났어야 하는데 저는 그당시 상담사마다 전문분야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할 때이니 이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저 인터넷을 통해서 상담선생님을 찾아서 상담을 받으려고 했는데, 문제를 이야기 하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책을 읽으면서 저의 유년시절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부모님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한 분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희 가족 전체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집안이었고, 할아버지는 가족전체를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착취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한 트라우마가 모든 가족에게 대를 이어 내려왔고, 이를 가족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시절에 경험했던 부모님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감정의 고통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상황에서 재현되었고 그러한 감정적인 고통들로 인해서 저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삶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러한 원인을 모르고 그저 무식하게 노력만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된 것입니다. 그 기저에는 또 열심히 일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제가 물려받은 믿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삶에 대한 믿음은 저의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인데, 시골에서 농사로 먹고살때는 미덕이었겠지만, 도시생활에서 다른 생존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최선의 믿음은 아니었습니다. 피터 레빈박사는 신체심리치료(Somatic Psychotherapy) 분야의 권위자인데, 아래의 비디오를 한번 보시면 애착 트라우마에 대해서 더 많은 내용을 아실수 있을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한글자막을 붙여서 공유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Trauma is a disorder of not being able to be here and now” - Peter Levine. 

"Trauma is about broken connection - to Self, to Other, to Spirit"  - Peter Levine.

https://www.youtube.com/watch?v=4Ew8bXO3Wko&t=554s


이러한 애착트라우마에 대한 문제의식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같이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유도 모른채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이것은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면 중독이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그러한 고통을 극복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비디오에 출현하는 다른 출연자는 집단트라우마(Collective Trauma)전문가인 Thomas Huebl 인데 한국과 같이 근대사에서 일제강점기와 육이오를 경험한 나라에는 고통의 시기를 경험하면서 민족전체가 경험한 트라우마의 고통이 높은 수준에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에 집단트라우마의 해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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