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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통한 정서조절

자연은 감정조절을 위한 최고의 장소

삶에서 심각한 위기를 경험하고 있었고 감정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경험하고 있을때 우연한 기회에 산으로 가는 그룹에 참여하여 매주 산행을 떠났었습니다. 10년 넘게 뉴욕에 살았었지만 어디로 등산을 가야하는지 몰랐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당시 일정 금액을 내면 등산 가이드와 차량편 (15인승)을 제공해주어서 같이 등산을 가는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러한 회사를 통해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있을때도 마음이 힘든 시절에 등산을 자주 갔었는데, 이곳에서도 아마 그때의 기억이 저를 산으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1년 이상 매주 최소 한번 이상 등산을 갔었습니다. 허드슨 강변에 있는 산들로 시작해서 뉴욕 북쪽에 있는 캣츠킬 지역의 산들, 미네와스카 주립공원, 아디론덱등 많은 산들을 다양한 계절에 갔었습니다. 등산을 가면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가이드분이 만들어온 브라우니도 먹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삶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여성은 남미의 나라에서 가정폭력을 피해서 미국으로 왔는데, 복싱선수로 활동하면서 5개 대륙의 최고봉을 정복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목표를 위해서 한걸음 한걸음 가고 있었습니다. 홍콩에서 미국에 출장을 온 한 사람은 자신이 일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곤 했는데, 그녀의 사진을 보니, 할머니와 조카들의 사진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진만 보아도 그녀의 가족들이 얼마나 따뜻한 가족인지를 알수가 있었습니다. 어려운 종주코스를 완주했을때는 서로 격려해주고 칭찬도 해주는 분위기가 좋았고, 차를 타고 가고 오는 길에 나누는 대화들이 좋았습니다. 겨울에는 눈이 50센치 이상 쌓인 산정상의 설경을 즐기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서로 즐거워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나의 감정적 어려움과 마음의 고통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현실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일한 문제를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과 견딜수 없는 감정정 어려움, 죽으면 이 모든 고통이 끝날것만 같은 그러한 감정들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책을 읽고 공부도 하면서 저의 문제는 어린시절의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이 왜곡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왜곡된 시각때문에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없었고, 그러한 이유로 인해서 주어진 상황보다 거 심각한 감정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러한 감정적 어려움을 제대로 해소하는 방법을 삶에서 배우지 못한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감정적 고통이 내가 참아낼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그만 주저앉아버린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니까요. 


감정적인 고통이 너무 심해지면 그 고통에 함몰되어서 무엇이 잘못인지를 알아차릴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적인 어려움때문에 운동도 하지 않고 자기 몸을 보살피지 않게 된다면 그러한 감정적 어려움은 더 심해지고 폐인이 되기 쉽습니다. 적어도 감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눈이 필요하고 그정도의 힘을 낼 정서적 근육이 필요한데, 저는 자연속에서 자연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저의 내면이 회복되는 계기를 만들수 있었고 어느정도의 에너지를 얻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의 어린시절 주위에 있던 어른들은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육이오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경험했고 그러한 트라우마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살아온 한국의 많은 분들은 그 세대뿐만이 아니라 그 다음세대에도 정서적인 어려움을 대물림하게 됩니다. 누군가 이러한 집안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그 고통의 삶에서 벗어날수 없습니다. 저희 가정이 그러한 집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번 글에서 설명했던 가족의 수치와 두려움을 물려받은 Scapegoat이 되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속에서 등산을 하며 저의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자연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었습니다. 나의 삶의 상황이 어떠하든지 자연은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자연속에서 어쩌면 저는 저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정신건강과 자연에 대한 연구자료를 구글에서 찾아보면 손쉽게 여러개의 자료를 찾아볼수 있습니다. 숲길을 걷거나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우울증 수치가 줄어든다거나,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다거나 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오늘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다면, 가까운 자연으로 나가서 30분이라도 산책을 한번 해보세요. 한결 우울함이 감소함을 느끼실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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