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뛰어야만 사랑인가요?
꿈을 끝까지 추구할 용기가 있다면 우리의 꿈들은 모두 실현될 수 있다.〈월트 디즈니〉
방과 후 교실로 축구를 시작한 태양이가 첫 수업을 하고 온 날 저녁, 궁금해 묻는다.
”축구 재미있었니? “
“몰루...”
천진난만한 대답에 할 말을 잃어버린다.
늘 집에서만 학교공부를 하던 행복이가 처음으로 수학학원에 다녀온 날 궁금하다.
“학원 어땠어?”
“음..... 그냥...”
행복이와 태양이만 어떤 것에 대한 느낌이랄까 그런 게 명확하지 않은 게 아니라, 솔직히 성인인 저도 저녁 메뉴로 어떤 게 좋을지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잘 모르거나 결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맛있는 거 사줄게. 머 먹고 싶어? 음... 아무거나!
먹고 싶은 것도 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해도 늘 먹어오던 치킨이나 피자, 짜장면 같은 것들 말고는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잠깐 먹는 것을 결정하기도 이런데, 일생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 되고 싶은 거라든지 꿈이라든지 이런 것을 물어온다면…. 솔직히 너무 막연합니다. 어른이 되어도 그럴 때가 많은데, 청소년 여러분들이라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왜 사람들은 꿈꾸기라든가. 좋아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잘 모르거나 질문을 받으면 잘 대답을 하지 못하는 걸까요? 오히려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나 꾸준히 무언가를 꿈꾸며 간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월트디즈니의 말처럼 모두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왜냐고? 꿈을 꾸지 않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님, 사랑을 믿습니까?
농담하세요?
제가 믿는 건 열정이에요.
그 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사랑은 2년 이상 안 갑니다. 좋아요. 3년이라고 해 두죠.
〈프랑수아즈 사강 인터뷰 중〉
사랑에 빠져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은 상당히 많고 절대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습니다. 여러분들도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거나 지금 사랑에 빠져있거나 하지 않을까요?
거의 모든 노래들이 사랑을 노래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듯 불타는 한눈에 반하는 사랑을 갈망하고 동경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에 의한 실험은 Fall in Love가 있기는 하지만, 영원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허무한가요?
도파민은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게 합니다. 상대를 보고 반하는 데에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0.1초면 된다고 말하기도 하며, 도파민은 논리보다는 감성에 치우친 호르몬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를 보기만 해도 웃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역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때문입니다. 엔도르핀 호르몬 역시 사랑을 하는 동안 활발히 분비됩니다. 이는 우리가 슬픔이나 아픔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고, 쾌락을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호르몬에 의한 사랑의 작용은 일반적으로 유효기간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다양한 문화집단에 속한 남녀 5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격정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은 18~30개월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이 조사결과에 따라 사랑의 열정 곡선을 그려보니 사랑에 빠진 뒤 1년 후 열정의 50%가 감소하고, 그래도 하강이 멈춰지지 않으면 이별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몇몇 실험결과에서도 주장된 바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페닐에틸아민, 노레피네프린, 엔도르핀 같은 화학물질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이들은 모두 마약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엔도르핀은 자연의 진통제로서 통증을 없애고 즐거움과 기쁨을 안겨주며, 노레피네프린은 아드레날린의 생산을 자극해 상대방의 목소리만 들어도 심장을 쿵덕거리게 만듭니다. 천연 각성제인 페닐에틸아민은 뇌를 자극해 이성으로 제어하기 힘든 열정을 분출하여 행복감에 도취하게 만듭니다.
미국 스토니브룩대학 연구팀은 배우자를 오랫동안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남녀 17명에 대해 MRI(자기 공명영상)로 뇌 스캔을 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결혼기간이 21년이나 지난 실험대상자들이 처음의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들과 똑같이 성적인 흥분과 사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녀 간의 관계에서 불같은 사랑의 단계가 지난 후 끈끈한 정으로 맺어지는 애착 단계가 되면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옥시토신은 출산과 수유에 관계하는 호르몬으로서, 모성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약처럼 사람을 흥분시키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사랑의 첫 화학물질은 일시적으로 분비되고 말지만, 옥시토신은 부작용과 중독성이 없습니다. 때문에 피부를 자주 접촉하거나 포옹할 때 혹은 낭만적인 대화를 나누어도 옥시토신은 분비됩니다. 아무래도 사랑의 유효기간은 노력하기 나름인 모양입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왜 사랑의 유효기간이 최대 900일(30개월)인가에 대해 육아기간을 근거로 들기도 하지만, 여기서 주목하는 부분은 Fall in Love때 분비되는 호르몬과 Make Love(사랑을 만들다)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호르몬 자체가 다르니 호르몬에 의해 보여주는 사랑의 성격도 다르게 나타날 테니까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영화 – 봄날은 간다〉
얼굴을 못 보면 너무 고통스러워 죽을 것 같은 사랑도 변하는데, 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과목, 좋아하는 일 정도가 는 변하기 쉽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게 많다거나 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거나 반대로 너무 없다거나 모른다거나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한 흐름의 연속인 삶에서 뜻을 정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가야 하는 것 '진로정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