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채집 VS 농사&가축, 직업의 탄생
지난번에는 운이 정말 좋았다. 우연히 돼지 무리를 발견했고, 태양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너무 많은 돼지들로 인해 다리를 조금 다치긴 했지만, 몇 마리는 산채로 잡을 수 있었다. 한 번에 다 먹을 수도 없어 그중에 몇 마리는 키워보기로 했다. 조금 사나운 녀석들도 있기는 하지만, 먹을 것을 주면 금세 온순해지지 않을까? 오늘은 지난번 사냥할 때 다친 다리가 아픈 것 같다. 그런데, 무리가 또 사냥을 간다고 한다. 아 저녁석들만 잘 자라준다면, 맨날 돼지를 사냥하러 가지 않아도 될 텐데......
귀여운 모습으로 여기저기 날 듯이 뛰어다니며 도토리나 밤을 찾는 다람쥐나 화려한 모습으로 초원을 누비는 얼룩말이나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거나 바람에 갈퀴를 휘날리는 사자. 노래 속에서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며 늘 꿈을 꾼다는 문어도 정말 꿈을 꿀 까요?
의도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하는 생명체들을 제외하고 자신들의 의도로 움직이는 생명체들은 어떤 외부에 대한 반응을 느꼈을 때, 큰 틀에서 두 가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가갈까?’
‘도망갈까?’
생명체들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살아가는 것입니다. 즉, 생존이죠. 외부에 대한 어떤 반응을 느꼈을 때, 그것이 먹을 것이라고 느껴지면 다가가고, 먹힐 것 같다고 느껴지면 도망가는 것입니다. 친구나 이성 파트너라고 느껴지면 다가가고, 적이라고 느껴지면 도망갑니다. 생명체들은 크게 이 4가지가 생존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나를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친구 혹은 파트너인가? 적인가? 모든 활동들은 최종적으로 이러한 움직임. 즉, ‘다가갈까?’ ‘도망갈까?’에 다다른다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느낀다. 느껴진다”입니다.
고도로 사회화된 지금의 우리들 삶과는 달리 인류는 오랫동안 그리고, 생명체들은 지금도 판단을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여유는 없는 가혹한 환경입니다. 그래서, 그냥 느끼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점심이나 저녁 메뉴는 무엇으로 할까? 되고 싶은 직업은 어떤 걸 좋아하니? 꿈이 있니?라고 하는 건 보통의 동물들이나 생명체들에게는 중요한 질문도 아니고, 중요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 느껴지면, 메뉴에 관계없이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좋은 것입니다.
직업 이런 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으니까 좋아하는 직업이란 것이 있을 리도 어떤 직업을 갖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