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다고요? 마음을 먹어야죠^^
태어났다. 모두들 행복이라고 부른다.
태어나 걸어 다니고, 말귀를 알아먹으면서 보니
아빠가 농부다. 엄마도 농부. 옆집 아저씨도 농부. 큰아빠도 농부. 작은 아빠도 농부.
삼촌도 농부. 친구 아빠도 농부다.
난 자동으로 농부가 된다. 꿈 그런 거 찾을 필요도 없다...
참 쉽죠~~?
태어났다. 모두들 태양이라고 부른다.
아빠가 관료(정부 공무원, 정치인)다. 삼촌도 관료. 작은 아빠 큰아빠 모두 관료. 나는 자동으로 관료가 된다. 농부가 되거나 군인이 되거나 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참 쉽죠~~?
이렇게 1만 년 전부터 탄생한 직업은 꽤 최근까지 큰 변화 없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니까, 특별한 꿈이란 것을 꿀 필요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꿈같은 거 가질 필요도 찾을 필요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태어나는 순간 다 정해져 있는 거니까. 왕이 될 사람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왕자들 중에서도 특별히 세자만 왕이 되는 것입니다.
대략 이런 식으로 직업이 정해졌습니다. 언제까지?
서양의 경우에는 최소 산업혁명이전까지. 그러니까, 약 2백 년 전까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선시대말까지 약 1백 년 전까지.
그러던 것이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직업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아빠의 직업을 그대로 물려받을 상황이 없어지면서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소위 말하는 꿈을 꾸어야 하는 일종의 필요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헤아려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꿈이란 것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것이 길게 잡아도 약 1백 년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꿈을 꾼다는 것도 동아시아에서는 ‘일장춘몽’처럼 가능성이 희박한 헛된 망상정도로 “꿈”을 해석했는데,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꿈’이라는 단어에 미래 희망적인 의미가 부여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꿈을 꾼다.’고 하기보다 “뜻을 세운다.”가 보다 더 어울리는 문장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막 좋아하는 것이 딱히 어떤 것인지도 모르겠고, 꿈이란 것을 가지라고 하는데, 귀찮아지고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란 것을 이해하고 먼저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