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잘 바르는 내가,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갈치 잘 바르세요?'라고 물었더니, 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은 '네 엄청 잘해요'했다.
냉면에 올라간 달걀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나는 '달걀 드실래요?'하고 물었고, 당신은 '안 드실 거면 저 주세요'했다.
뼈 쪽에 붙은 갈비는 질겨서 싫다던 당신에게 나는 '그럼, 제 살코기랑 바꿔요' 했고, 당신은 '뼈 고기가 더 좋으세요?' 하며 물었다.
말없이 서로의 밥 위에 뽀얗게 부서지는 포슬한 갈치살만 연신 떠 날라주는 일로. 흰자만 좋아하는 당신에게 노른자는 빼고 냉면 위에 달걀 반 개를 슬쩍 얹어주는 일로. 까맣게 탄 곳은 떼어내고, 고기가 더 많이 붙은 쪽을 먹어보라며 입 쪽에 손을 들이미는 일로. 사랑한다 말 없이도 사랑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