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애매한 날에 나고야에 갔는가 하면, 마침 9월에 친구의 생일이 껴있었거든. 어째 운 좋게 표를 좀 싸게 구하기도 했고. 이 나고야라는 도시가 또 관광객들 사이에서 평가가 되게 애매하대요. 위치는 도쿄랑 가깝고 도시도 큰데, 딱히 놀러 가고 싶은 곳은 아니래. 내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그렇다는군. 왜 그럴까, 볼거리나 먹거리가 별로 없느냐? 하면 그렇진 않던데…. 허나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하면 그것도 거짓말이긴 하네. 아무튼 그 중간 어디쯤이었어. 이른바 '재미없는 도시'라는 위상 때문인지 한국의 대전이나 울산이랑도 곧잘 비교되나 봐. 여긴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도시가 아니라 공장 같은 산업으로 먹고사는 도시라서 그렇대. 딱히 관광상품 개발에 열 올리지 않는 거 말이야. 나고야는 중경(中京)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이마저도 무언가 애매해 보이는 이름이지 않니? 동경과 오사카 가운데 낀 도시라니.
그런데 나 여기가 되게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 애매하다고 하는 거, 나는 그거 꼭 싫지만은 않어. 서둘러 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에둘러 가는 사람도 있을 것 아니겠니. 에둘러 가는 사람은 언제나 늦는 법이지. 글쎄, 어른이라 그런가, 다 털어놔야 후련한 말도 있겠지만, 나는 아끼는 게 좋은 말도 있었거든. 그래서 떠난 것들도 있고 나처럼 애매하게 남아 시드는 것들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