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얼마 전에 삼촌이 됐습니다. 평소 아기들에게 큰 감흥이 없던지라 ‘나 같은 사람도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새 생명이 찾아오는 것만큼 감동적인 순간이 없더군요. 아기가 눈을 뜨고, 코를 찡긋거리고, 입을 오물거리는 것 하나가 다 신기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삼촌이 되기 전에 다짐했던 일이 하나 있는데 뭐냐면, ‘진짜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로 시작하는 팔불출 같은 칭찬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이었습니다. 과거형으로 쓴 이유는 아기가 태어난 날 바로 무너진 결심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얼마 전 한 소녀가 아이스크림을 훔치는 사진이 주변 사람들에게 일파만파 공개되어,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저버린 일이 있었고요.
대리기사님이 근무 중에 폭행을 당해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끝내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망 보도보다 정작 저를 울린 건 그분 지갑 속에 있던 편지 한 통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이 써준 편지였어요. 거기엔 '아빠 사랑해요, 일을 그만하세요.'라는 말과, 저 혼자 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왔다는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혼자 병원에 다녀온 아이의 씩씩함과 외로움을 저는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그날 대리기사님이 벌려고 했던 돈은 단돈 4만 원이었답니다.
홀로 뇌병변 장애 딸을 돌보던 노모가 딸에게 대장암까지 생기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이른바 간병살인이라 불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 일도 있었고요, 제가 후원하던 가정의 어린이가 하나 뿐인 보호자인 할머니가 돌아가시어 이제 완전히 고아가 된 일도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사랑만 하면서 살려고 해도 슬퍼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저에게도 이웃에게도.
우리, 사랑할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정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