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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n 21. 2020

유월은 가고 장미는 시들었다

더위와 장마의 시작

유월과 함께 시작되었던 장미의 계절은 붉고 붉었다.

 

영원할 것 같던 붉음은 여름의 뙤약볕에 세력을 키우는 싱그런 녹색에 당황을 하고 말았다.


하나둘 꽃잎은 힘을 잃어 말라 쪼그라들고 중력을 이기지 못할 즈음 땅에 떨어질 준비를 한다.


세월과 시간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편들길 거부하고 다시 한해를 기다릴 것을 종용한다.


무수하게 낙엽처럼 떨어져 뒹구는 꽃잎은 여기저기 바람에 날리다 한 곳에 다소곳 모였다. 청소부의 빗자루 질이면 이젠 종말을 고한다.



고이즈려 밟아 본다. 바람에 흩날리지도 흩어지지도 마라.


내 나이도, 피는 꽃송이 수도, 붉음의 척도도, 바람도, 하늘도, 공기도, 구름도, 시간도 올해와 같지 않을 1년 후의 이 자리를 기다리며 유월의 마지막, 장미의 시들음에 칠월을 준비해 본다.  비와 더움, 장마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감성 올리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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