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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02. 2020

뽑고 자르고 치고

인간들아 꼭 그래야 하니?

어느 날 아침, 출근 중 도로 중앙에 포클레인을 비롯한 중장비들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어 유심히 보았더니 그동안 중앙선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가로수들을 무자비하게 뽑고 있었다.

사람들은 참으로 철저하게 세상이 사람만의 중심, 사람의 의지, 의도와 편리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환경을 파괴하고 살아간다. 모든 일에 그렇다. 지금 멋있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멋들어진 공원의 나무도 안심할 수 없다. 언제 뽑힐지 모른다. 인간에, 사람에 걸림이 있다면, 걸림이 된다면 무엇이 건 간에 가차 없이 제거가 되고 옮겨질 뿐이다.

가로수도 처음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기정화용이 나 관상용으로 오직 사람의 필요에 따라 심어 졌을 것이고 가로등 불빛에 깊은 불면의 밤을 견디며 뿌리를 내리고 봄이면 잎을, 가을에 단풍잎을 만들어 내었을 것이다.

며칠 후, 중장비와 사람들에게 제거당한 가로수가 있던 자리는 깔끔하게 아스팔트로 정리되고 차선이 그어져 차량의 유턴 자리로 용도가 변경되어 줄 지운 차들이 출근길에 편리함을 제공받고 있었다.

가로수는 또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디로 옮겨졌을까? 아니면 용도가 폐기되어 생을 마감했을까?

가끔씩 쓸데없는 생각의 깊이에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이 글을쓴 아침 출근 길, 또 치고 있다



가로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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