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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Oct 24. 2020

국화 화분

계절


1년에 두 번 화원을 기웃거려보는 것 같다. 이른 봄, 매화와 산수유가 필 무렵과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가을의 시기가 두 번째이다.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것처럼 올해도 화원에서 작은 국화 화분을 구입해 책상 위에 놓았다. 잊지 않고 부지런하게 물을 주면 송이송이 꽃을 피워줄 테고 진하지 않은 국화향을 내어 줄 것이다. 이런 가을 느낌이 좋다.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물을 끓인다. 뭐니 해도 국화 화분 옆자리엔 국화차가 제격이다. 국화차를 만들기 위해 병 속에 두었던 말린 국화송이는 올해는 없다. 대신 긴요할 때 사용하기 위해 두었던 차주머니(티백)를 사용한다. 아쉽긴 하지만 분위기는 그럴싸하다. 차가워진 날씨에 창가로 깊이 들어오는 역광의 햇살은 따스함을 더 한다.


화분의 국화향, 국화차의 국화향은 같은 듯 다른 듯 같은듯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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