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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Dec 13. 2020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

지금까지 첫눈이 오면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첫사랑 이래서 그런 줄 알았다.


해마다 첫눈이 왔을 때 곰곰이 생각을 해왔다. 과연 첫사랑이란 있었던 것인지, 있었다면 누구일까?  막상 알고 보면 깨톡 한 줄 보낼 사람마저 찾지 못해 검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껌벅껌벅이고 있으면서 말이다.


첫사랑에게 문자를, 깨톡을. 사실 이것도 큰 오류가 있다. 가슴속에 묻어 두면 아련한 기억이거늘 현실에서는 반대라 하지 않았던가?


"넬의 서재" 작가님의 글이 올라왔다. "첫눈이 내리면 가장 먼저 사진 찍어 보내고 싶은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 했다. 맞았다. 첫사랑의 허상이 아닌 소중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깨달음 뒤엔 신속하게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창문을 열어 찬 겨울바람을 고스란히 볼에 맞으며 하얀 백색의 풍경을 눈이라는 렌즈로 가슴속 깊이 박고 또 하나는 사진기 속 필름에 박아 담았다.


그리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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