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동지를 기념하기 위한 축하 메일이 옵니다. 남극에는 우리나라의 대형 극지 연구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데 장보고 과학 기지와 세종 과학 기지입니다. 두 기지에는 월동대라 하여 연구 및 기지를 1년간 유지하는 인원이 있습니다. 상주 기간은 1년입니다. 안전교육, 적응 훈련 기간을 포함하면 군복무 기간에 접근하는 14개월 정도가 됩니다.
남극이 남반부라 북반부인 우리나라와는 계절이 반대로 가죠. 그래서 지금 남극은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매우 추운 겨울입니다. 그래서 오늘 21일이 해가 1년 중 가장 길다는 하지인 반면에 남극은 밤이 긴 동지가 됩니다. 남극에서의 동지는 나름 의미가 있는데요. 흑야(24시간 밤이 지속, 여름의 백야와 반대)의 겨울밤이 드디어 줄어듬과 동시에 월동대의 남극 체류 기간이 반 꺾여 다는 것이지요. 군대의 복무 기간이 반이 지났다는 유사한 희열이 아닐까 싶어요.
남극 여름에 잠깐 다녀와 백야는 맛은 보았지만 흑야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백야 때도 행여야 빛이 들어올까 봐 창문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가려도 차단이 어려워 힘이 들었는데 흑야는 더 힘든 거겠지요. 몇 달 태양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우울증 올 것 같습니다.
동지가 되면 인천에 있는 연구소에서도 힘찬 응원이 메시지를 모아 남극기지로 보냅니다. 지금까지의 힘든 날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의 남은 반을 무사히 보내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격려의 의미를 모아서 말이죠.
하루의 낮이 제일 길다는 오늘 하루를 보내며 다시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전환점에 시간의 빠른 지남에 씁쓸 하지만 세상 끝 반대에서 길어지는 낮을 기다리는 분들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응원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