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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04. 2021

하늘은 높고 구르믄 희고 바다는 푸르고

가을

여태껏 수년 동안 빠진 적 없던 주말 운동을 어렵게 쉬고 오늘만 땡땡이치기로 마음먹었다. 해마다 늦은 봄날 왕벚으로 우리의 마음을 이끈 서산 개심사를 예전부터 여름에, 가을의 시작 무렵에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 커기도 했고 시간이 남는다면 오는 길에 덤으로 공세리 성당도 다녀 올 수도 있다는 여지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봄만 보아온 개심사, 지금은어떤 모습일까?


지난주 임진각 대신 개심사를 큰애에게 제안했더니 보기 좋게 까이고 임진각으로 내 달린 터였다. 젊은 애들 먼 흥미로 절에 가겠나 싶기도 하긴 했다.


몰랐다. 이 시국에 이동 차량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시흥-평택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저속도로라면 봐줄 만, 거의 주차장 수준이다. 아쉽지만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이도 옆, 시흥 선사 유적 공원을 전번부터 딱 봐 둔 터였기에 대체지 결정은 쉬웠다. 이리저리 서성거린 공원의 9월 가을 햇살은 아직 더웠고, 가끔 구름에 해가 가리면 오이도의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왔다.


하늘은 맑고 높았고, 하늘 아래 하얀 구름은 이뻤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가고 있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있다. 전문 용어로 "갱" 머라 카던데 모르겠다.


또 계절이 바뀌려 한다.


더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공원 전망대


가을이면 꺼내보는 그림, 평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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