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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n 18. 2023

쓰레기 줍줍(2)

쓰레기를 버리면 쓰레기가 됩니다.

뾰족이 알 수 없는 주말의 무기력함과 만성 힘 빠짐에 딱히 할 일이 없어 쓰레기 줍기에 재차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12번 이상을 꾸준히 할 때만 칭찬을 해달라 하였고 본인도 꾸준함에 자신 없어 꽤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해볼 수 있을 만큼 진도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라 쓰레기봉투 준비부터 집게 사용법에 제법 경험이 쌓여 사용이 쉬워졌고, 쓰레기 처리도 요령이 생겨서 어려움이 조금 덜 하였습니다. 무엇이거나 실제 해보는 게 하찮은 일에도 도움이 되나 봅니다.


그런데 새로운 해결치 못한 일들이 여전히 있는 걸 보면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답니다. 전번 글의 작가님 댓글 중 버리려면 숨기지 말고 대놓고 버려야 한다는 말에 오늘도 공감하기도 했고요. 숨겨 놓으면 찾을 때 썩고 냄새가 고약하여 수거에 신경이 쓰입니다. 버리지 않는 게 우선이지만 숨겨 버리는 게 일말의 양심은 아닌 듯하네요.


깨진 병도 처리곤란합니다. 주었다가 손다 칠 수도 있고 봉지가 유리에 찢어질 수도 있으니 난감합니다. 병 깨지 말고 버려주시고, 버린 병 깨지 말아 주세요.


덩치가 있는 큰 플라스틱들은 정말 개인이 처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해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쓰레기를 줍다 보면 계속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더 줍고 싶고 더 넓은 지역을 깔끔히 치우고 싶은 마음이 줍는 일을 시작만 하면 생긴다 말입니다. 그런데 큰 덩치의 쓰레기를 만나니깐 수거를 못해 오점을 남겨 찝찝합니다. 고생하고 임무를 완성치 못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겠지요.


오늘 잠깐 주운 장소가 대형차 불법 주차가 많은 지역인데요. 여기 장소에 버려진 쓰레기의 특징은 담배꽁초가 오지게 많아요. 주워도 주워도 끝이 없습니다. 일회성 음료 플라스틱 컵이 널부러 진 것이 한도 없이 보입니다. 주차는 모르겠고 기사님들 담배꽁초 처리 제발, 그리고 음료컵 버리려면 남은 내용물은 버리고 플라스틱만 버려 주세요. 물이 섞어 뚜껑 따고 버릴려니 냄새가 손에 베입니다.


겨우 두 번 하고 참 말 많은 봉사자네요. 솔직히 버린 분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꾸준히 세상이 깔끔해지는 날까지 계속할 수 있는 열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거사 전
깔끔(후)


이쁘게라도 버리지 마세요. 남은 커피, 차 비워주세요


대형은 수거가 안되네요. 제발


가지런 정리는 양심,  보이는곳 버려요


남은 커피 쏟는다 손 다버리고 ㅜㅜ



깨진 유리병. 대략난감


오늘도 열일 하는 차, 냄새와 먼지 그러나 보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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