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서브웨이에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는 광고에 또 홀딱 넘어가버렸다. 일요일 점심은 혼자일 때가 부지기 수라 매주 고민이 적지 않다. 혼밥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 내공에다 육고기와 매운 음식을 가리는 초딩 입맛이 한 몫하긴 했다. 간단한 점심은 광고에 넘어간 이유이기도 하고, 비 오는 날 나만의 공간 차 안에서의 혼밥이 괜찮은 운치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용기를 내어 가게 안으로 쓩 들어갔더니 깜놀, 직원 5명이 바쁘게 주문을 받아 빵을 데우고 야채와 양념(소스)을 빵과 결합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부지런, 분주하지만 그리 숙달되지 않은 손놀림과 어색함이 보인다는 눈썰미다.
아니나 다를까 5명 중 3명이 왼쪽 가슴팍에 실습생이라는 표시의 이름표를 달고 있고, 2명은 열심히 교육과 실전을 동시에 병행하고 있다. 그때서야 유심히 올려다본 얼굴은 힙합모자에 어린 티가 마스크 밖으로 많이 표시가 난다. 세상살이의 힘듦이 이제 막 시작일 텐데 싶어 순간 짠한 감정이 불쑥 올라온다.
얼마 전 베 x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더니 주말이라 주문이 밀리고 대기가 길어지자 나름 최선을 다해 보이는 직원 둘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주인은 인건비 아낀다 그 넓은 매장에 주말임에도 불구 2명의 알바를 고용한 샘이라 생각하니 알바는 죄가 없다. 화낸 것에 대해 반성을 했지만 가게를 나온 후라 사과를 못한 게 내심 오랫동안 마음에 걸려했다.
공교롭게 적은 애가 빨라 x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알바를 얼마 전 관두었다. 아이스크림 가게의 알바는 힘들다 한다. 얼어 있는 아이스크림을 파내는 반복적인 일에 손목이 나간다 하니 예사롭지 않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거기다 주말에는 밀려드는 손님 인파에 힘들어서 못하겠다 한다.
주문을 완료하고 계산대 앞 잠깐 대기의 시간에 베 x 알바와 적은애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참 힘겨운 청춘들이다. 이제는 앞선 두 아이스크림 직원에다 서브웨이 알바가 한 명 더 안쓰러운 기억 속에 추가되었다. 계산을 하고 힘내란 말 한마디에 순간 마주친 얼굴에 웃음이 보여 안심이고 좋았다.
돌아서서 "내 딸 같아서 ~~~"란 말이 순간 나왔다. 부지런한 청춘들아 너희들을 진심 응원한다. 힘내라~ 세상은 언젠가 너희들 것이 될 거란다. 그때까지 조금 많이 힘들어도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