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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합니다.

by 바다 김춘식

부산에서 손님이 왔어요. 주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부산 쪽이 주를 이루지만 그래도 이분은 특별, 영어로 스페셜한 분입니다.


물어보면 귀찮기도 하겠지만 성심껏 자료도 보내주고 한결같이 싫은 내색없이 설명도 해줍니다. 물론 그것에 더하여 특별하다고 하는 게 있습니다. 뭐냐면 ~~ 올 때마다 꽃다발을 투척하고 갑니다.


무슨 일있느냐고 물으면, 씩 웃으며 "꽃 좋아하시잖아요"라는 답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남자답지 않게 꽃을 좋아라 하는 마음을 사방팔방에 들킨 것 같습니다. 뭐 꽃이 좋은 건 맞거던요. 이번에 꽃다발이 아니라 화분을 척 안겨주네요. 꽃말과 더불어 물 줄 시기까지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화원에 가는 것만 해도 귀찮을 일일 텐데 싶어 진심된 마음을 새겨 봅니다.


브런치 작가님 중에 가죽공예를 하시는 분과 서로 구독자인데요. 보라색 꽃, 공예품이 맘에 들어 늘 관심과 좋아함을 표현했는데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하네요. 보라색 꽃이 모자와 어울려 참 이쁘긴 하더라고요.


텃밭이 생기면 저는 농작물보다 꽃을 심겠습니다. 사철 정원에 꽃 천지를 만들어 묻혀 벌러덩 누워 하늘을 우러러보겠습니다. 바람에 실려오는 달콤한 꽃 향기, 은근한 꽃 내음이 좋아 꽃을 좋아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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