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송도 세인트커피숍에는 특별한 커피가 있다. 소금이란 짠맛은 묘하게 어느 음식에라도 버물려 들어가면 맛을 내는 마술을 부린다. 여기서 소금 커피를 판다. 처음엔 모두들 무슨 커피에 소금이냔 호기심이 들다가도 한 모금하면 금방 맛나다고 말한다. 소금 짠맛이 커피에도 그러하였다.
커피는 애당초 마시는 일이 없었다. 흔한 별다방 커피도 컵이 이뻐 모을 뿐 마신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잠깐 정신을 잃었던지 소금 커피의 신기함에 혹하여 반잔 정도의 량을 마시는 날이 있었다. 미쳤지. 그렇게 그날 저녁부터 32시간을 잠 못 이루고 두고두고 트라우마로 회자되었다.
일찍 일어 나는 날이면 진공관 앰프에 빨간 불이 보이도록 전원을 넣고 가을을 노래하는 카페음악과 책으로 시작한다. 따스한 붉은 주황 계통의 가을 낙엽색 배경에 국룰처럼 Coffee 란 글과 컵에서 올라오는 모락 증기가 그래픽 되어 있다.
가을이다. 원두커피 달인 VR club C 씨, 별다방 커피 러버 Rolleiflex club K군, 이른 아침 별다방 투샷 커피를 즐기는 L은 계절의 바뀜을 그렇게 즐기고들 보낸다. 부럽다.
C 씨에게는 원두를 보내 달라 부탁하고 싶은, K와 L과 별다방 2층, 창이 넓은 자리에 커피 한잔 두고 싶은 이른 아침 기분 좋은 감성적인 이쁜 날이다.
두꺼운 머그잔에 입바람을 훅 불어 넣은 커피 낭만을 느껴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스피커 음악 소리는 매일 구구절절하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싶은 계절이 있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