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0대의 삶도 후반을 지나가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문득 그리고 문득 외로움 하나와 고독 둘만이 마음에 자리한다. 가끔은 마음이 허전하여 한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기도 해보고 코미디 영화를 관람하기도 해본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과 그 영화가 끝나고 나면 어느새 보다 깊어진 허전함이 마음을 채운다.
무더위에 잠을 뒤척이던 날들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은 내 방의 창가를 넘나들고 있다. 별빛이 골목으로 나와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비추고, 고된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아버지의 발걸음을 은은하게 비추는 가을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또 한 번의 겨울이 올 것이다. 그 겨울이면 하나뿐인 여동생도 새로운 사람을 따라 자신의 가정을 일구기 위해 내 곁을 떠난다.
오늘따라 귀뚜라미는 스르륵스르륵 쓰라리게 운다.
누군가는 삶이란 혼자 왔다가 혼자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요즘은 그 말이 어찌나 새삼스럽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나는 요즘 부쩍 글을 쓰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냥 모든 것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하다.
나의 생각과 나의 꿈과 나의 일상과 나의 바람과 나의 어머니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모든 것들을 기록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쓰고 또 쓴다.
오늘은 미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던 말인 "사랑합니다"를 필기장에 쓰고, 내일은 누군가를 위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써놓을 것이다. 그다음 날도 그리고 그다음 날도…….
"쓰여진 단어와 문장과 필기장은 흘러간 시간의 흔적이다."
그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거겠지…….
나는 앞으로 어떠한 것들을 써나 갈 수 있을까?
벌써 30대 후반일 수도, 아직 30대 후반일 수도 있는 것인데...
그 얄팍한 경계를 건넘에 따라 나의 마음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
내일부터는 가사를 써보고 싶다.
누군가 불러줄 노래의 가사는 아니지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가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