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닮은 사람들(21.03.05)

<따뜻한 편지 1769호>를 읽고

by 제갈해리

출근 시간 만원 지하철. 유모차에서 계속 우는 아이와 난처한 표정의 엄마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승객들로 빼곡한 지하철인지라, 엄마는 아이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아픈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고, 엄마는 승객들의 짜증 섞인 눈길이 두려워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죄인처럼 아이만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자신의 휴대폰으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틀어 유모차 앞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대학 점퍼를 입은 한 여성은 자리를 아이 엄마에게 양보했으며 누군가는 아이가 보채다 벗겨진 신발을 주워서 신겨주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눈빛과 행동으로 꽁꽁 얼었던 아이 엄마의 마음을 녹여준 그들은 봄을 닮아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녀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상태를 살필 수 있었고, 아이는 엄마의 돌봄 속에 진정되어 편안하게 병원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 nate_dumlao, 출처 Unsplash

그날 아침, 아이 엄마는 걱정스럽지만 지하철을 타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근시간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탔을 때 받을 수많은 눈총을 알면서도 아이와 함께 지하철에 탑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하철 승객들은 엄마의 걱정을 기우로 바꿔놓았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그렇게 뜻밖의 장면을 만들어 내는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요즘 세상이 좀 팍팍하지만, 이런 일도 있습니다. 이래서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살 만한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비범한 슈퍼맨이 아니라 평범한 이들의 평범한 선의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태양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줄기의 빛이 내게 비쳤다.

- 커트 코베인 -


*출처 : 따뜻한 편지 1769호


따뜻한 편지 '봄을 닮은 사람들' 편 잘 읽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아픈 아이의 울음 때문에 사람들이 짜증을 낼 것이라는 엄마의 예상과는 반대로, 저마다 엄마와 아이를 돕기 위해 애를 써주었군요. 감동적이었습니다. 갑작스레 아픈 아이를 데리고 나왔을 엄마의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아팠는데, 주변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줘 엄마와 아이가 무사히 병원에 갈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정말 세상을 바꾸는 일은 평범한 이들의 평범한 선의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요, 청춘이라고도 불리는 계절입니다. 자연에 있어서도, 사람에게 있어서도 봄은 활력이 넘치는 시기입니다. 이런 활력이 넘치는 시기에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 행복감이 올라가는데요. 실제로 봄에 꽃이 피고 나무들이 푸르게 자라나면 인간의 도파민 수치도 함께 올라간다고 해요. 자연과 인간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죠.


출처 : 구글 이미지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지쳐 있었습니다. 마스크는 생활화되었고, 생활 속 거리 두기는 여전합니다. 편의시설이나 유흥시설도 시간제한이 생겼고, 우리가 맘껏 누리던 여가 생활도 제한이 되었습니다. 백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없어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그런 와중에 우리에게 봄이 찾아왔습니다. 3.1절이 지났고, 전국 초중고와 대학은 개학 및 입학을 맞이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쳐야 할 학교와 직장에는 아직도 암울한 기운이 서려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를 마주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서울의 봄은 왔지만, 코로나는 종식되지 않았습니다. 더욱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여기서 '봄을 닮은 사람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따뜻한 편지에서는 자신의 일이 아니어도 선뜻 선의를 베풀 수 있는 사람들을 일컫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봄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맞이한 봄은 반쯤 기쁘고 반쯤 활기를 띠는 봄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봄을 맞이하기에는 아직 먼 것만 같습니다. 진정한 봄을 닮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따뜻하고 만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봄을 어떻게 닮을 수 있을까요.


출처 : 구글 이미지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규칙을 실행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생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지키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마스크 너머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도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진정한 봄을 맞이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타인에게 하는 배려. 그것이 지금의 봄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태양이 보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꽃샘추위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작금의 시국에 맞게 저마다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어린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고, 직장에서는 저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당연한 일인 듯 실천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가 위협해 와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카오스 안의 코스모스. 즉, 혼란 속의 질서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마스크 생활화와 위생관리가 서울의 봄을, 아니 한국의 봄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혼란 속의 질서를 영유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이 시련의 때가 지나고 언젠가 부흥의 때가 찾아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두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연대해 주십시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봄을 닮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GDJ, 출처 Pixabay

- 위 글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3월 5일에 쓰여졌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