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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노 Sep 06. 2017

11 불안한 시대

2017.6.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한 사람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알랭드 보통의 불안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불안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맹수로부터의 위험도 없고, 무법천지의 폭력으로부터도 상당히 안전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느 순간부터는 불안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흔히 철밥통이라  불리우는 신의직장(?)에 다니고 있는 선생님들도 또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매일 학교로 출근해서 퇴근 할 때까지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늘 불안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급작스런 공문이 나이게 배당 되진 않을까?”, “반 아이가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아니, 늘 말썽 피우는 그 아이가 사고를 치지는 않을까?”, 괜히 교장실에서 전화라도 올라치면 “무슨 일이 터졌기에 나를 부를까?” 물론 이 불안은 학교 밖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종 보험광고는 우리 삶의 불안을 자극하여 그들의 상품을 판매합니다. 낮은 경제성장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정착된 우리사회는 늘 고용의 불안이 시달리고 있고 해고가 사실상 언제든 가능한 한국이기에 직장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아침부터 밤늦도록 고통가운데 일합니다. 자영업자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살 깎아먹기 가격경쟁을 하며 감옥 같은 가게에 갇혀 살고 있고 “헬조선”이라는 말은 너무나 익숙한 대화 속 표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말 속에는 안정적이지 못한 우리의 삶의 기반에 대한 씁쓸한 표현이자, 그 어느 것도 믿을 수 없는 우리사회의 불안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유럽의 철학자가 이런 우리의 불안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담아 책으로 냈습니다. 제목조차 “불안”이입니다. 이미 시중에 불안이라는 책이 얼마나 많이 나와 있었는지 앞부분에 알랭 드 보통이라는 저자 이름을 덧붙여서 발간된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들었을 때에는 ‘걱정꺼리 하나 없을 것 같은 영국에 사는 사람이 불안이 뭔지나 알고 책을 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우리와 다른 상황에 있지만 우리의 불안에 대한 참신한 통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은 크게 (불안의)원인과 (불안의)해법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원인’에서는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 5가지로 나누어 다루고 있는데,  ①사랑결핍, ②속물근성, ③기대, ④능력주의, ⑤불확실성 이 5가지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랑결핍’ 장에서는 왜 우리에게 ‘복음’이 필요한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한계들로 인해 생길 수밖에 없는 불안의 원인들에 대해 서술하는 다른 원인들 또한 우리사회와 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해법’이었습니다. 저자는 불안의 해결 방법 또한 5가지로 제시하는데, 저자는 ①철학, ②예술, ③정치, ④기독교, ⑤보혜미아 이 5가지 Keyword로 불안의 해결 방법을 설명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불안의 해법중 하나로 기독교를 제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크리스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밝히는 불안의 해법으로서 기독교는 우리에게 상당한 통찰력을 줍니다. 죽음 앞에서는 부자도 빈자도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빈부차와 권력의 유무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기독교공동체는 우리를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그 외에도 저자가 제안하는 불안의 해법을 위한 방법들은 누구나 공감할만하고 실천 가능한 내용들입니다. 


 6월 밖에 안되었지만 벌써 여름방학만을 고대하게 되는 요즘 이 책 한권으로 지역모임에서 또는 학교 모임에서 같이 읽고 나누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책이 두껍지도 어렵지도 않아 그 자리에서 부분을 나누어 함께 읽고 나누어도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불안을 강요하는 이 사회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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