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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최재훈 Oct 12. 2018

추락하는 것마다 날개가 달렸네요

영화 <버드맨>

                                                                                                                                                                                                                                

illustrated by Sua

 

심장이 굴러 떨어진 것도, 나의 삶이 바닥으로 내던져진 것도, 묵직한 삶의 무게로 허리가 휘청거리는 것도 모두 중력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화 ‘버드맨’은 그렇게 중력의 무게로 가라앉는 리건의 모습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렇게 ‘버드맨’을 보자면 점점 자신의 꿈과 멀어지고, 먹먹한 현실의 벽 앞에 훌훌 날고 싶은 우리의 모습이 겹친다. 영웅을 연기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 보잘 것 없는 리건처럼 우리에게도 버드맨 같은 영웅이 되어 훨훨 날아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버드맨’을 통해 우리는 이미 너무 노쇠해져 버린 우리 아버지, 혹은 점점 꿈에서 멀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 혹은 미래를 묵도하게 된다. 그렇게 이 영화는 낭만적 관조도 복고의 기억상실도 아닌 지금 바로 현실 속 리건의 삶을 통해 꿈을 향해 한때 날개 짓을 했지만, 지금은 추락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 경험은 주로 씁쓸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살짝 달콤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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