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의 기억(1)
돌아버리겠다 했더니 그가 내민 담배 첫모금에 핑그르르 돌아버렸다 어둑한 기운에 가린 내 표정을 보고 始발, 더럽게 쓸쓸하다 했다 비릿한 소주는 바람을 안주삼아 삼키고 눅눅한 새벽 이슬로 해장을 하고 나면 그는 示발, 더럽게 부시네 눈물을 닦으며 아직 채 떠오르지도 않은 아침볕을 탓했다 그러다 누군가의 손을 덥썩 잡아버릴까봐 늘 바지 주머니에 양 손 찌르고 앉아 그저 바람을 바라보던 그가 사라졌다 했다
돌아갔다는 말에 찾아간 그곳에서 그는 내가 알지 못하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時발, 아내 자식 직장이 주제어인 이야기는 그저 침묵 속을 오가는 독백이었다 나는 잠시 달아났다가 다시 달아난 곳에서 다시 달아났었다 밤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마음을 핥다 그가 내게 준 것이 혀로 핥아주는 사랑이라고 그제야 그의 마음으로 나는 돌아갔다 詩발, 입으로 눈물이 흘렀다
-문득 찾은 파일 더미에서...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