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평론가 최재훈 Nov 13. 2018

다 괜찮다는 거짓말의 우악스러움

<우아한 거짓말>

illustrated by Sua

딱 미치고 싶은 순간, 대구루루 구르고 발길질을 하고 포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딱 그 자리에 발이 묶인 채 침묵으로 자신과 타인을 지키는 사람도 있다.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고 그 빈자리를 확인하고 상실감에 젖지만 그들은 먹고, 일하고, 학교에 다니고 그리고 또 웃고 화내고 울면서 또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애써 위로하면서, 또 자신이 지켜야 하는 다른 가족을 잃을까 걱정하면서 꾸역 꾸역 살아간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그렇게 느린 세상의 시간 속을 유영하며 흘러가는 것 같지만, 그렇게 흘러가기 위해서 끝없이 헛발질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 이상한 동화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속이 터진다. 다 괜찮다는 이 선량한 거짓말이 불편하다.





작가의 이전글 예술은 한번도 정숙한 적이 없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