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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일출 Jul 03. 2023

평소의 루틴이 최선의 결과를 이끈다

적절한 긴장감으로 차분하게 대응하라

이제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바로 잠을 잘 자는 것이다. 수능 전날에 잠을 푹 자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나 같은 경우, 현역 때도 그렇고, 재수 때도 그렇고,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멍한 채로 수능을 치렀다. 그리고 삼수 때는, 언제 잠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했다. 평소에 마인드 컨트롤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수능 당일에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기 위해 숙면을 취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자, 수능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긴장감과 압박감을 이겨 낼 방법을 나 역시 찾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말해준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나는 선배들과 선생님들이 말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실제로 효과 있었던 것은 별로 없었다. 예를 들면, 1주일 전부터 수능에 맞춰 생활 리듬 바꾸기, 수능 전날 목욕하고 잠들기, 수능 전날 낮잠 자지 않기 등이 있다. 아무리 생활 패턴을 수능에 맞추더라도 수능 전날의 긴장감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수능 전날에 적당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더라도 멘탈이 무너지지 않길 바란다. 경험상으로는 수면이 부족해도 시험을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담담하게 먹고, 평소와 비슷한 마음으로 수능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떨거나 너무 긴장감이 없으면 수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절한 긴장감을 가지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수능 전날 다음과 같은 생각들을 하며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했다.      


‘어차피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 나는 고사장에 가서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들 쏟아내고 나오면 그만이다’      


두 번째로, 바로 수능에 대한 압박감이다. 나는 고3 시절에, 수능이 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다. 의사를 꿈꾸었기에 수능이 내 인생을 결정할 만큼의 중요한 시험이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의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시험에 조바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인생이 수능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데, 나는 너무 경직된 사고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수능이 중요한 시험인 것은 맞지만, 너무 수능에만 집중하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지 수능이 아니다. 신중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수능에 임할 것을 수험기간 동안 늘 생각하자.     


팁을 주자면, 나는 시험장에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글자만 보고도 너무 긴장해 버렸다. 그로 인해 수능에 대한 압박감이 고사장에서 그대로 드러났고, 나는 시험 치는 동안 허둥댔다. 이후 나는 재수와 삼수 때 어떤 모의고사를 풀든, ‘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라고 쓰여 있는 모의평가 글자를 컴퓨터 사인펜으로 지워버렸다. 안 좋았던 기억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나는 평소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수능 시험지를 받은 것처럼 연습했다. 특히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시험지는 수능장 시험지와 재질이 같으므로, 그것들을 가져다가 수능이 다가오면, 그런 문구에 당황하지 않는 연습을 했다.      


이건 수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예시 중의 하나일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을 만한 일들이 수험생활 중에는 너무나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든 부분을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본인의 약점이나 두려움을 발견하면 반복적인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게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갑작스럽게 수능에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으면 그야말로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기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세 번째는 수능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이다. 나는 현역 때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국어도, 수학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허둥지둥 대다가 푸는 둥 마는 둥 답을 찍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부끄럽다. 하지만 수능 고사장에서는 누구에게나 펼쳐질 수 있는 일이다. 

이후로 나는 어려운 문제를 만나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않을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았다. 문제가 어려워서 못 풀 수도 있지만, 당황해서 풀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하는 나의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습관이 ‘심호흡’ 습관이다. 나는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심호흡’을 했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심호흡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고,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기에 어려운 문제를 풀어 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래도 문제 풀이가 막히게 되면 당황하지 말고 ‘다시 문제를 읽자.’ 문제를 풀지 못하는 많은 경우가 문제를 잘못 읽었을 경우가 많다. 이는 실수를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니 절대 잊지 말자.      


‘처음부터 문제는 자세히 읽고, 풀다가 막히면 다시 문제를 읽는 습관을 만들자’     


그리고 만약, 이런 방법을 통해서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넘어가라.’ 어떤 문제도 5분 이상 붙잡고 있지 마라. 이게 정말 중요한데, 수능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나도 첫 번째 수능에서 수학 문제 16번을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바람에 수학 시험을 아예 망쳐버렸다.

수험생활 중 선생님께 들은 얘기인데, 우리 뇌는 특이해서 한 문제를 풀다 넘어가도 내 머릿속에서는 계속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여러분들도 공부하다 어떤 수학 문제를 밤늦게까지 고민하다 결국 답을 내지 못하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사 중에 문득 어떻게 풀어야 할지 깨닫게 된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우리 뇌는 한 번 본 것은, 설령 다른 일로 넘어가더라도, 끊임없이 문제를 풀기 위해 뇌의 일정 영역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능장에서 어떤 문제가 막히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건너뛰어라. 다시 돌아오면 풀린단 마음으로 다음 문제를 고민하라. 다시 돌아왔을 때 손쉽게 풀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가끔 수학 선생님들도 막히는 경우 이런 방식을 통해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푼다고 하니 나는 이 방법이 어려운 문제를 대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정말 중요하니 절대 까먹지 말자.


마지막으로, 수능 날, 보온병에 꿀물을 타가는 일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 오히려 당이 많이 돌아서 더 떨리고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보온병을 열다가 찐득찐득한 액체가 손에 묻는 경우가 생겼다. 만약, 문제 풀이가 급해서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시험에도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꿀물은 오랫동안 입속을 자극하고, 입안을 텁텁하게 만들어 평소와 다른 감각으로 신경이 예민해진다.  차분함을 유지하고 싶다면 보리차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여하튼 꿀물은 비추이다.   

  

중요한 것은 꿀물이나, 청심환 같은 것도 모의고사 때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았다면 수능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평소에 먹지 않는 음식과 음료는 우리 몸을 예민하게 만들어 시험에 집중하기 힘들게 한다. 그렇기에 충분히 검증된 음식을 먹고, 평소의 루틴과 다른 일은 절대로 하지 말자. 평소와 동일한 패턴을 가져가는 것이 시험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기까지가 나의 수능에 대한 소감이다. 나름 자세하게 풀이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어쨌든 나의 수기가 후배님이 수능을 치르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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