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용기

by 표나는 독서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용기

연휴가 끝나고 돌아오니,
벌써 10월도 열흘이 흘렀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내 안을 다듬었던 시간들이
이제는 눈앞에서 작은 열매로 맺혀 있다.

2년 넘게 매일 읽고 쓰다 보니
첫 전자책이 세상에 나왔고,
“30분만 쉬지 않고 뛰어보자”던 바람은
하프 마라톤 완주라는 성취로 이어졌다.

그 과정 동안
내 책상엔 늘 ‘to do list’가 놓여 있었다.
해야 할 일들로 하루를 빼곡히 채워 넣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리스트가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빡세게 살아서 뭐하나.’
‘나도 좀 쉬면 안 되나.’

좋아서 시작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번아웃에 시달렸다.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생기면
해야 할 일들이 끝없이 늘어난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하나라도 놓치면 도태될 것 같고,
조금만 느려져도 성장이 멈출 것 같은 불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럴수록 생각했다.

‘해야 할 일’을 늘리는 대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줄일 수는 없을까.

다이어트를 떠올려본다.

우리는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단과 운동을 계획한다.

하지만 ‘해야 한다’는 강박은
언제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타협에 밀린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해야 할 일은 마음만 먹으면 그냥 하면 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수많은 핑계와 유혹이 따라온다.

‘배불리 먹지 말자.’
‘술, 야식, 카페인은 줄이자.’
다짐하면서도
“오늘만은 괜찮겠지”라며 또 손을 뻗는다.

살아가다 보면
해야 할 일은 끝없이 늘어난다.

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걸 지켜내는 삶은 훨씬 단단하다.

그 기준이 나를 지키고,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리듬으로 살아가게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그 단순하지만 단단한 문장이
내 삶을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 아닐까.


나는 되는 인간이다♡
돈 워리, 비 해피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