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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하기 싫은 일을 먼저 끝내는 아침

by 표나는 독서가

오전 8시 기온은 영하 0.3도. 춥다, 정말 춥다.
그래도 씩씩하게 걸어서 출근하는 중이다.
새벽에 뛰고 나온 긍정적인 에너지가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를 다독여준다.


한여름 내내 땀을 훔치며 겨울만 오면 좋겠다고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겨울이 오니 또 다른 핑계를 찾는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단하지도 단단하지도 않다.

새벽에 그냥 나서지 않으면 수많은 이유들이 나를 붙잡는다.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가 올 것 같다고, 영하라서, 도대체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럴듯한 핑계는 참 쉽게도 만들어진다.

그런 날엔 머릿속이 복잡하다.
점심에 뛰어야 하나, 저녁 먹고 뛰어야 하나, 아니면 저녁을 아예 건너뛰어야 하나.
하루 내내 '언제 하지?'라는 생각만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하지만 결국 답은 하나다.
제일 하기 싫은 일을 제일 먼저 끝내는 것.

아침 공기에 몸을 내맡기기만 하면,
1km는 금방 지나가고, 3km가 따라오고, 5km도 어렵지 않다.
늘 시작이 가장 어렵다는 걸 나는 잘 안다.
완벽하게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첫 발만 떼면 된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나는 오늘도 제일 하기 싫었던 일을 가장 먼저 해낸 사람으로 서 있다.
그 순간 마음속에 얹혀 있던 무게들이 하나씩 사라진다.
해야 한다는 강박과 하기 싫다는 저항도 함께.

그리고 그 보상은 늘 예상보다 크다.
깜깜한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고, 어스름이 빛으로 번져가는 찰나.
이 시간에 뛰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

오늘도 또 깨닫는다.
하루를 가볍게 만드는 일은 늘, 가장 먼저 끝낸 그 한 가지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리고 그 순간에 감탄하는 나 자신이, 오늘도 참 사랑스럽다는 걸.


나는 되는 인간이다♡
돈 워리, 비 해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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