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내 발을 들어 올리는 계절
필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열까 말까
망설이며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쌀쌀하고도
어여쁜 3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다시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 이해인, 「3월의 바람」
꽃샘추위라며 글을 쓴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바람의 결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끝을 시리게 하던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아니라
살랑살랑 마음을 간지럽히는
봄의 바람이다.
어서 꽃망울을 터뜨려 보라고,
밖으로 나와 함께 즐겨 보라고
조용히 등을 떠미는 바람.
기어코 봄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이 바람을 느끼고도
뛰지 않는 건 반칙이다.
내가 발을 들어 뛰는 게 아니라
바람이 내 발을 들어
나를 앞으로 나르게 하는 것만 같다.
이 계절은 길어야 한 달이다.
조금만 지나면
지금의 이 온도와 습도,
그리고 이 바람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더 더워지기 전에
오늘도
이 바람을 등에 업고
봄 속을 한 번 더 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