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2. 먼바다로 나가 거센 파도를 만나는 상상
“일의 크기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음.”
그게 지금 저의 불안요소이네요. 새 직장에서 6개월 차,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불안이 올라올 때마다 ‘어허 들어가, 아직 나올 때 아니야~’ 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일을 들고 오는 것’은 질색인데, 일의 크기가 가늠이 안되니까 버퍼의 크기를 늘렸습니다. 예전엔 마감 하루 전에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요즘은 2-3일 전에 마무리하려고 해요. 그게 잘 안되면 또 불안해지고요.
“No waves No fun”
라고 쓰인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여놓고, 이 불안이, 울렁임이 파도라고 상상합니다. 밀려오고, 울렁이고, 나를 쑥 밀려나게 하는 파도.
큰 파도가 밀려와서 나를 집어삼키고 보드를 뒤집어 버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파도는 아직, 친절합니다.
먼바다로 나가 거센 파도를 만나는 상상을 합니다. 가슴이 울렁이네요. 두렵기도 하고요. 내 인생에 그런 거대한 기회가 올까 미심쩍기도 합니다. 그래도 인생에 한 번쯤은 먼바다로 나가 거대한 파도를 마주하고 싶다는 기대가 고개를 듭니다. 기대 섞인 두근거림, 두려운 울렁거림 그런 것이 내 가슴속에서 철썩철썩 섞이고 있어요.
우리의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