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로 출발하는 날

인천공항에서 발가락 양말을 신고

by 햇빛찬란

오늘은 산티아고로 출발하는 날이다.

점심때 마곡 창고 43에서 배가 터지게 고기를 먹었다.

미팅시간이 밤 9시인데 나는 4시 반경에 공항에 도착해서 일지감치 환전하고 혼자 공항놀이 중이다.

운 좋게도 기가 막히게 폭신한 의자를 찾아서 다리 뻗고 앉아 아이팟으로 즐거워지는 재즈음악을 들으며

유튜브도 보고 글도 쓰고 있다.

생각할수록 이번여행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

약국을 혼자 운영한 지 벌써 7년이 되었고,

그 사이 엄마를 비롯해서 큰 새언니와 어릴 적 친구인 진복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살아있음이 감사하고 혼자약국을 하면서 어느덧 나는 50대가 되었다.

이런 여행을 실천하는 내가 너무 대단하게 생각된다.

약국은 16일간 긴 휴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될 것이다.



나의 인생은 산티아고를 다녀오기 전과 후로 나뉘게 되겠지.



너무 큰 기대보다는 무사히 걸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다녀오면 또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펼쳐지겠지만..

한층 건강하고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해있기를 나의 내면이 지금보다 더 단단해지기를 기도해 본다.

하늘에 계신 아빠엄마에게, 하나님, 부처님, 모든 신들께 감사를 드린다.

나에게 이런 여행의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다.

걸을 수 있는 발가락과 발목, 무릎, 허리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시력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자 이제 떠나보자.

너의 새로운 50대의 시작을 자축하며, 용기를 낸 나 자신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너를 응원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같이 끝까지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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